애틀랜타 한인교포, 조국 나환자 돕기 음악의 밤
애틀랜타 한인교포들은 오래전부터 조국에 있는 나환자들을 돕기 위해 가을 음악회를 열었다. 특히 종파를 떠나 천주교, 개신교, 불교에서 협조가 많았지만 주로 천주교회에서 일을 주관했다. 나는 1987년 10월 21일 밤 초청을 받아 인사말을 하는 영광을 누렸다. 아래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조국 나환자돕기 가족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십니까?
작년 이맘때 이 자리에서 인사를 다린 바 있습니다만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뵙게 되니 정말 반갑습니다. 오늘 밤 우리들은 조국에 있는 한센병환자들을 돕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십니다. 참으로 뜻 깊은 자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늙고 병들어 죽기 마련이지만 한 평생 살아가는 동안에 건강한 삶을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한센병 환자가 되어 정신적 육체적 아픔은 물론이요, 이 사회로부터 격리되고 사랑하는 가족까지도 생이별을 해야 하는 그 고통은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비극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러한 고통 중에 있는 그들을 돕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에 있는 사람과 남을 도울 수 있는 처지를 생각해보신 적 있습니까?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요, 은혜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모금된 금액은 작은 정성이지만 조국에 있는 한센병환자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누가 말하기를 사랑은 나누면 커지고 슬픔은 나누면 작아진다고 했습니다. 10월이 지나고 11월이 오면 한국은 추위가 옵니다. 오늘 우리들의 정성이 조국의 한센병환자들에게 올 겨울을 나는데 따뜻한 연탄 한 장의 따뜻한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합니다.
존경하옵는 한센병환자 돕기 가족 여러분!
이민 생활의 바쁘신 가운데 시간을 내서 이곳까지 찾아주심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통해서 기억해야 할 분이 계십니다. 한센병환자 돕기 회장 직을 맡아 13년간이나 수고해주신 문병하(시몬) 회장님과 회원 모두에게 치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오늘 이 자리를 빛낼 수 있도록 홍보해주신 각 신문사와 한미방송국에서는 TV초대석까지 마련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애틀란타 총영사관을 비롯하여 음악회를 담당해주신 송금섭 목사님과 오늘 이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특별히 초청손님으로 뉴욕에서 오신 소프라노 박정원 님과 송정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박수 한번 쳐주시지요.
존경하옵는 한센병환자 돕기 가족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분들과 회원으로 협조해주신 모든 분들 위해 하느님의 축복이 충만하시길 지원하면서 인사말에 갈음합니다. 감사합니다.
교포사목을 정리해보면 우물 안 개구리가 두 번째 세상을 구경하는 경험이라고 생각된다. 호기심 많고 건강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 마음 내키는 대로 실행했다. 그 어렵다는 영주권을 갖게 되어 세계 어디든지 다닐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바쁘게 돌아다녔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이런 기회란 하느님께서 특별 보너스를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국 땅에서 그 어렵다는 교포사목을 대과 없이 잘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린다. 또한 애틀랜타 한인공동체에도 감사를 드리면서 주님의 축복이 그들 공동체에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내 청춘을 바치고도 아깝지 않았던 교포사목 정말 행복했다. 내 인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축복이지요.
아틀란타 한인 성당 30년사 헌시(獻詩)
- 서른 살 당신에게
제4대 서석구(사도요한) 신부
나이 서른 살
정년을 맞는 그대여
이국땅에서 비바람 피하지 않고
거목으로 자란 한그루 상록수
지친 나그네가 쉬어가고
목마른 길손이 생수를 마시는
이곳이 주님의 목장이라네
양들에게 영광과 축복 있으소서
사랑하는 나의 임
나도 한때 몸 붙여 살던 곳
지금 생각하면 행복했던 시절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건강한 서른 살 장년이여
불러만 보아도 태양처럼 빛나고
듣기만 하여도 강물처럼 신선한
아름다운 남쪽의 추억 아틀란타여
그대는 더 큰 나무로 성장하여
뿌리를 굳게 내리고 가지가 무성해서
새들이 노래하고 열매가 풍성하리
눈물로써 뿌린 씨가
기쁨으로 거두리라 하신 말씀
주님 사랑 강물처럼 이루소서
아!
사랑하는 나의 임
아버지 그들에게 축복을
어머니 그들에게 사랑을
하느님 보우하사
아틀란타 한인천주교회 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