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이 되었다. 국제교육친선협회 편으로 나의 회갑을 기념하여 구라파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아내를 포함하여 12명이 일행이다. 일행 중 부부가 함께 가는 것은 우리를 포함하여 3쌍이었다. 1월 13일 13시 50분 김포공항을 출발하여 나리타공항, 앵커리지 공항에 내렸다가 14일 아침 6시 15분에 영국 런던공항에 도착하였다.
여러 가지가 생소하다. 그날 아침부터 시내 관광을 겸하여 알버트기념관, 자연과학박물관, 웨스트 민스트사원, 다우링가 10번지, 버킹검궁과 친위대교대식을 본 다음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대영제국 박물관, 성바울대성당에 들렀다가 런던 본시가, 런던성, 테일즈강변을 드라이브하고 임페리얼 호텔에서 잤다.
웨스트 민스트사원은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고딕건축이라 하며 영국 역사상 중요한 인물의 영모나 기념비가 한곳에 모여 있고, 영국 국왕이나 여왕의 대관식을 여기서 거행해왔다고 한다.
버킹검궁전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정식 국정으로 1973년 버킹검궁의 저택으로 세워지고 빅토리아여왕 이래로 국왕의 궁정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사진으로만 보던 친위대 교대식도 내 눈으로 직접 보았다.
말로만 듣던 대영제국 박물관에 들었더니 진열된 하나하나의 물건들이 역사적으로나 인류문화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는 것 같았다.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로마 등등 가히 인류역사자료의 축소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곳저곳 다니다가 이집트전시관에서 그 유명한 미이라를 보게 되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환생의 믿음으로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하여 골과 내장을 뽑아내고 탄산나트륨 또는 소금의 용액에 몇 주일 담갔다가 말린 후 방부제를 넣고 흰천으로 온몸을 감싸는 방식의 보존법을 썼다하니 정말로 그 보존기술은 탄복할 만하다.
궁정 겸 요새로서 오랜 역사를 지녀온 런던탑은 감옥으로 쓰이기 시작함으로써 유명하게 되었는데 중세기 이래로 정치범들이 다수 유배되고 처형되었다고 한다.
15일에는 오전에 윈저성과 이튼학교를 관광하고 점심을 먹은 다음에 자유시간을 가졌다가 같은 호텔에서 잤다. 옛날 사진을 볼 때 영국 개울은 언제나 물리 가득차서 흘러내려가는 것이 우리나라와 달랐는데, 과연 이튼학교 근처를 흘러가는 물이 둑을 넘칠 정도로 가득하였다.
16일 7시 30분에 런던 히드로공항을 떠나 9시 35분에 파리공항에 도착, 오전에 파리시내를 구경하고 한국식 점심을 한 다음 시내관광을 하고 호텔에서 잤다.
다음날 17일에는 오전에 베르사이유궁전에서 갔다가 점심 후에는 루브르박물관을 관광하였다. 베르사이유궁전은 루이14세의 절정기에 그 부와 권력을 결집하여 20년에 걸쳐서 절대주의 왕권의 영화를 상징하게끔 그 건축은 고대양식을 바탕으로 하여 각종 대리석을 무진장으로 써서 최고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그 건물의 유장함과 함께 천장에 가득 차게 그려져 있는 수많은 명화들, 그리고 궁정을 둘러싸고 있는 넓은 전형적인 프랑스 정원의 걸작품으로 그 아름다움은 더 이상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었다.
루브르박물관은 1687년에 착공하여 125년 후에 나폴레옹이 완성시킨 세계 최대의 궁정이며 세계 제일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많은 진열물, 그저 놀라울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국보급이라 하여 무엇 무엇이 나왔다 하는데, 파리시내의 건물에 붙어있는 유사품 대부분도 우리나라의 국보급에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하였다.
18일에는 9시에 호텔을 떠나 12시 30분에 벨기에의 수도이자 구주공동체(歐洲共同體-Europe聯合)의 북서양조약기구(NATO) 등의 국제기구의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 도착하여 오후에 1958년 세계 브뤼셀 세계 박람회의 상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원자핵분열의 순간을 표현한 아토미움과 온 세계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가장 많은 옷을 갈아입는다는 오줌싸개 소년을 구경한 다음 시내 관광을 하고 하이야트호텔에서 잤다.
파리에서 브뤼셀로 오는 도중에 아무리 보아도 산이라고는 별로 볼 수 없고 영국에서와 같이 어느 개울이나 물이 가득차서 흘러내린다. 그리고 때때로 보슬비 정도의 비가 오기 때문에 줄지 않는 모양이다. 오줌싸개 소년상은 사진에서 볼 때는 상당히 큰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실제로 보니 너무나 적어 어린이 장난감 같았다.
다음날인 19일 오전에 브뤼셀 시내를 관광하고 14시에 암스텔담에 도착한 후 네덜란드 상징물이 되다시피한 풍차, 시내 중심가에 있어 주요 행사나 국가적인 의식이 행해지며 시민의 휴식처가 되어있는 담광장, 운하 등을 구경하고 노보텔호텔에서 잤다.
다음날인 20일은 하루 종일 돔성당을 경유하여 로렐라이를 지나서 18시에 프랑크후르트에 도착, 프라자호텔에서 잤다. 그 노래로도 많이 들어온 로렐라이 강변을 지날 때는 그 물줄기가 인상적인데 거기에 물건 실은 배가 왕래하고 그 변두리 산 경사진 곳에는 포도밭이 연이어 있었다.
다음날인 21일에는 버스편으로 하이델베르그 및 티터제 관광을 하고 부체른의 실러호텔에서 잤다.
1년에 300만 명이나 관광객이 몰려든다는 하이델베르그는 라인강의 지류인 내카강이 시가지와 산을 끼고 그림같이 흘러가고 그 강 위로 보이는 갈색 집들과 하이델베르그성이 인상적이다. 하이델베르그성 하면 떠오르는 것이 ‘황태자의 첫사랑’이라는 영화이다. 황태자가 그 스승을 따라 유학을 온 하이델베르그대학, 강을 끼고 있는 자연의 정취, 젊음과 여러 맥주집 이런 모든 것이 황태자의 마음에 자유와 낭만을 불어넣었으리라.
영화에서 젊은이들이 드링크 하며 마시던 맥주집에 가니 고색찬란한 피아노가 놓여 있었다. 같이 간 딸이 ‘노들강변’을 치니, 여러 일행은 먼 이국에 와서 새로운 정취에 젖어드는 듯 했다. 하이델베르그대학은 역사가 600년이 넘는 독일 최고의 대학이라 하니 다시 보게 되고 여기서 노벨상수상자가 10여명이나 나왔다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서기 1300년경부터 400년이나 갈려서 지었다는 하이델베르그성은 붉은 모래바위로 되어 있었다.
성의 지하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로 만든 포도주통이 있는데, 그 길이가 길이 8미터 50센티, 지름이 7미터나 되어 엄청나게 큰 참나무통이었다. 내 직업과 관계가 없는 것이 아니므로 그 크기의 놀라움과 함께 구경을 하고 가서 자랑거리가 하나 생긴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