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에는 11시에 루체른을 출발, 밀라노를 관광하고 아메리카호텔에 유숙하고 23일에는 하루 종일 버스 편으로 시내관광을 하면서 로마로 가서 다이아나호텔에서 잤다.
스위스를 지나는 사이 느끼는 것은 높은 산 위에 호수가 여기저기 있고, 높은 산이 언덕을 돌면서 기차가 철도 위를 지나가는 것도 색다르며 특히 모든 풍경이 마치 우리들이 인공적으로 조경을 해놓은 것같이 규칙적으로 정리정돈 되어 있었다. 그러나 로마에 가까울수록 모든 환경이 어수선하고 무질서한 감이 들었다.
24일에는 나폴리와 폼페이를 구경하였다. 세계의 미항이라는 나폴리는 아무리 보아도 흔히 보는 어떤 항구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나라 부산의 해운대나 송도보다 더 좋은 것도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화산재에 덮힌 채 20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폼페이는 인상적이었다.
기원전 8세기 경 오스칸족에 의하여 도시국가의 기본 틀을 갖추었던 폼페이는 기원전 3세기경 로마인들에 의해 정복되었으나 그곳이 해안과 산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자연환경과 로마에서 가까운 지리적 조건 때문에 당시 로마 귀족들의 일급 휴양지로 변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폼페이는 원래 발굴하기 전에는 역사상으로 분명히 어디엔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후세 사람이 여간해서 찾아내지 못했으나 오래 전에 어떤 수도공사를 하기 위하여 땅을 파다가 도시의 일부가 발견되어 계속 파오고 있는데, 현재까지 3분의 2가량이 복원되었고, 앞으로도 3분의 1정도가 더 복원되어야 한다고 한다.
여기저기 정신없이 돌아다녔는데, 정말 고대 로마도시에 온 듯이 착각이 들었다. 그 당시 사용했던 사우나탕에 배관시설까지 보존되어 있었다. 특히 놀라운 것은 그 당시의 유곽촌의 형태였는데, 여기를 볼 때는 관광객 중 젊은 여자들의 출입은 사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충고하나 일행 중 아무도 이 말에 따르는 사람은 없었다. 광장 동쪽에 여러 개의 방이 지어져 있었는데, 그 방마다 완전히 성에 대한 전문적인 시설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음식물을 먹다가 배가 부르면 입안에 손을 넣어 토해내면서까지 하며 다시 먹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한없이 마시다가 지치면 노예들을 사자와 싸움을 시켜 인간의 죽음을 오락거리로 삼아 즐겼다고 한다. 이와 같이 방탕과 환란의 극치에 이르렀을 때 하늘이 이들 로마인들을 노여워한 나머지 저 멀리 있는 웅장한 베니비우스산으로 하여금 이 도시를 덮어 파묻어버렸다고 한다.
25일에는 성베드로 성당, 바티칸 박물관 등을 보고 하루 종일 시내 관광을 하였다. 파리에서와 같이 그 놀라움은 다를 바 없으나 바티칸 성당 안에는 베르니니가 제작했다는 교황이 미사를 드리는 제단과 기둥 등은 정말 웅장하였다.
바티칸의 넓은 광장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도움건축이라 하여 그 큰 석조건물에 기둥 하나 없이 지어진 것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티칸 박물관은 14세기 이래 국왕의 궁전이었으나 현재는 대부분이 박물관 미술관으로 되어 있다. 로마의 고대시대의 원형극장인 콜로세움도 가보았고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본 트래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기도 하였다.
26일에는 10시 40분에 로마를 출발, 13시 15분에 그리스의 아테네에 도착하여 오후에 아클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및 시내 관광을 하고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잤다. 아크로폴리스는 폴리스(도시국가)의 중심이었던 언덕으로 폴리스의 수호신을 제사 지내는 신역이었고, 고대 그리스의 전성기에는 많은 예술가의 위대한 작품이 나타났다 하며 아크로폴리스의 중심에 있는 파르테논은 도리스식의 거대한 궁전으로 기원전 438년에 아테네 여신을 제사 지내기 위하여 세워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리스는 내가 서양 역사를 잘 알지 못해 그럴지 모르나 여러 건축이 하나같이 허물어진 상태로서 온전하지 못한 것이어서 그다지 큰 느낌을 받지 못하였다. 그리고 이곳은 다른 곳에 비하여 식료품 값이 터무니없이 쌌다. 물어보니 사회주의 국가와 인접해 있는 나라는 정책적으로 먹는 것은 싸게끔 되어 있다고 한다.
27일에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 신단이 있는 순이온 관광을 하고 아테네를 출발 비행기 안에서 잤다.
28일에는 태국의 방콕에 도착, 로즈가든 구경하고 민속쇼를 관광하고 엠베서더호텔에서 잤다. 사진에서 자주 보던 여러 가지 치적, 수상시설을 실감 있게 볼 수 있었다.
30일에는 방콕을 출발, 12시 35분에 홍콩에 도착, 홍콩섬을 관광하고 수상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미라마호텔에 유숙하였다.
31일에는 해양공단 구경을 하고 오후에 시내 쇼핑을 하였다. 2월 1일에는 구롱반도를 관광하고 홍콩을 출발, 일본의 나리타공항에 도착, 긴자다이치호텔에서 잤다.
2월 2일에는 오전에 동경타워, 국회의사당, 황궁 등 시내 구경을 하고 오후에는 디즈니랜드 구경을 한 다음 다른 일행은 한국으로 떠났고, 우리 내외는 다시 다이치호텔에서 잤다.
다음날인 2월 3일 아침에 아내와 둘이서 신간선을 타고 나라에 가서 정기관광 버스를 타고 법륙사, 혜광원, 약사사 등을 등을 관광하고 다음날 쿄토(京都)에 가서 이라시야마 천용사, 인화사 등을 구경한 다음 자고 다시 동경으로 돌아와 비행기로 귀국하였다..
세상이 좋아져서 우리들 한국사람도 구라파여행을 하게 되니 78년 자가용차를 가진 것과 더불어 대단한 문화의 혜택임이 틀림없다.
더욱이 이번 일행에 우리 내외 이외에 다른 두 쌍의 내외가 있었으나 우리 일행이 파리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 미리 가 있던 둘째딸 순호가 합세하여 파리관광부터 같은 차에 타서 이태리까지 9일간을 함께 여행하게 되니 우리가족의 기쁨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일행도 부러워하였다.
이번 여행을 떠날 때는 일행 중 다른 사람도 우리와 같이 마지막에 일본에 떨어져서 남아 자유롭게 구경을 하고 가겠다고 했었다. 우리들이 이 여행을 처음 떠나고 나서 5내지 7일까지는 피로가 쌓여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이 귀찮았으나 그 후는 날짜가 지나갈수록 점차 피로가 회복되었다.
마지막에 가서도 예정한대로 우리 내외는 일본에서 떨어져 구경하였으나 다른 일행은 처음의 예정과는 달리 전부 같은 날짜에 귀국하고 말았다. 그러면 우리 내외가 다른 사람보다 피로가 빨리 풀리니 더 건강하다는 것인가?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일본에 남을 때는 적어도 5일 아니면 일주일 정도 느긋한 마음으로 여기저기 다니면서 구경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구경은 구라파의 파리, 로마 등을 구경한 다음인지 별로 볼 곳이 없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것은 목조건물이라는 것에 관계가 있는 것 같았고, 그 건축물 규모는 대단하기는 하나 우리나라의 목조건물을 좀 더 크게 만든 것에 불과하기 때문의 느낌인 것 같았다.
필자는 일본말을 그대로 하니 다니는 데는 별 불편이 없으리라 생각되었으나 구라파와 같이 가이드를 따라다니는 것보다 어떻게나 신경이 쓰이고 귀찮은지 여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따라서 여행일정을 앞당겨 돌아오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