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행
1989년이 되었다. 세계평화아카데미 교수회 일행으로 “대학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뉴욕 및 워싱톤에서 개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하여 2월 14일 김포를 떠나 다음날 미국 워싱톤에 도착하였다.
현지 날짜 15일에 워싱톤타임즈 신문사, 16일에는 국회의사당, 도서관, 링컨과 제퍼슨기념관을 구경하였다.
17일에는 아트란틱 비디오회사, 버지니아에 있는 Luray동굴을 구경하였고, 저녁에 뉴욕에 와서 자고 다음날인 18일에는 통일신학교, 웨스트포인트를 방문하고 벨베디아 관광을 하였고, 19일에는 미국 통일교회, 유엔본부, 티파니빌딩, 자유여신상, 콜롬비아대학, 줄리아드대학을 방문하였고, 시내관광을 하였다.
20일에는 나이아가라폭포를 구경한 다음 21일 출발하여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이번의 여행 동기는 일반사회에서 여러 말이 있어온 통일교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나 실제 뉴욕과 워싱톤의 세미나에서 설명한 여러 가지 사업은 구원하고 사회를 정화하는데, 상당한 공헌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조직의 방대함에 놀랐고, 더욱이 과거 내가 60년대 초에 미국에 갔을 때 미국사회에서의 한국인의 위상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없지 않다.
옛날에 향수를 이기지 못하여 배추를 소금에 절였다가 씻어낸 다음 식초를 쳐서 만든 급조 김치를 만들어 먹고 나면 미국사람 옆에 갔을 때 냄새가 난다하여 양치질을 하는 등 입을 닦고 야단법석을 하였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유숙한 호텔식당에서 김치는 물론 고추장과 풋고추 등이 듬뿍 쌓여있고 전통적인 한식을 거리낌 없이 먹게 되니 이것이 우리 한국인의 위상의 변화이고 국력이 높아진 결과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O O O
8월 17일에는 태능에 있는 육군사관학교의 초청을 받아 56년도에 제대한 후 처음 육사에 갔다. 옛날의 자취는 하나도 볼 수 없이 변해 있었다.
|
|
| ▲ 88서울 올림픽 경기장에서 아내와 (1988. 9.) |
|
6월 필자의 지도로 되어있는 전호남 선생과 한선희 연구관의 박사학위 논문을 심사, 통과시켜 8월에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케 하였다.
10월 7일에 셋째 딸인 영호가 전주 이씨 승호 군과 서울 롯데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사돈은 이종태 씨이다.
파란만장한 누님의 죽음
1989년 12월 2일에 셋째 누님인 재성누님이 돌아가셨다. 누님은 20세의 어린 나이에 광산 김씨에 출가하시어 남매를 두셨으나 일제시대 매형이 만주에 갔다가 장티푸스를 가져와 자신은 물론 시가 일가가 일 년 내에 초상이 연달아 일어나서 26세의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되시었다.
그 후 의지할 곳이 없어 우리집으로 오시어 6.25 때 같이 피난하셨다. 피난에서 돌아온 다음에는 영동에 몇 해 계시다가 필자를 의지하여 서울에 올라오셔서 양재를 하시는 등 험난한 고난을 빠짐없이 겪으시면서 어린 남매를 훌륭히 길러 다 같이 대학을 졸업시켜 딸도 부자가 되었다.
아들은 상당한 기업체의 사장이 되어 그들 남매가 이제 고생하신 어머님을 편히 모실까 하였으나 원래의 지병인 당뇨병 관계로 71세를 일기로 저 세상에 가셨다. 가난하고 험난한 고난을 많이 겪으셔서 불행한 한국여인의 표상이신 우리 누님이었으나 굳센 한국여성의 일생이 바로 우리 누님의 일생이 아닌가 한다.
한 많은 일생을 마치시고 옛날의 시가가 내려다보이는 영동군 양강면 만계리 산에 잠드신 누님이시여! 누님이 짊어지신 고난의 짐은 훌륭히 다 하셨으니 이제 마음 놓으시고 저 세상에 편히 쉬시며 잠드시기를 진심으로 비나이다.
O O O
1990년이 되었다. 학교 강의도 전학기에 식품공학과 4학년에 농산식품가공1, 3학년에 식품화학을, 후학기에 4학년에 농산식품가공2, 3학년에 영양화학을 맡고 후학기에 있는 식품분석실습과 농산가공실습은 대학원생이 주로 맡아서 하니 학교생활에 시간적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