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후란 (시인, ‘문학의 집 서울’ 이사장)
참으로 오랜 친구사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우리는, 그러니까 1967년 월남전이 한참일 때 월남전선에 함께 다녀온 동지로 만났고, 그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좋은 친구로 만나고 있다.
그 무렵 나는 <서울신문>기자였다. 당시 문화공보부에서 파월 국군 위문연예인단을 보내게 되었을 때 문공부 측 인솔자가 이종덕 씨였다. 나는 최초의 월남종군 여기자의 한 사람이었는데, 문인으로는 최정희 소설가와 이영희 씨(한국일보) 박동은 씨(동아일보) 등 네 명이 한 팀이 되어 한 달 동안 사이공에서부터 최북단 츄라이 우리 해병대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전선까지 취재를 하고 다녔다.
그때 이종덕 씨는 이종철, 백금녀, 김세레나 등 주로 연예인단을 인솔하고 각 부대 위문공연을 다녔다. 우리 취재팀은 별도로 움직이면서 주로 비둘기 부대, 맹호부대, 백마부대 등 사단장급의 안내를 받으며 취재에 바빴다.
이동할 때 이따금 합류를 하면서 보면 젊은 관리가 성실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여 일행에게 불만이 없는 듯 했고 귀국해서도 아무 뒷말이 없을 만큼 책임완수를 잘한 공무원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 후 사회활동의 영역이 넓어진 그의 모습은 매우 믿음직하였다. 그가 꾸준히 학업을 계속하면서 자기발전을 도모한 결과임을 알 수 있었다. 실은 그런 과정을 나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별로 만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우연히도 연세대 행정대학원 고위 정책과정에서 만났을 때 이상하게도 늘 만났던 사람 같아 친근감이 들었다.
이후 그가 서울예술단 단장, 예술의 전당 사장, 세종문화회관 사장 등 주로 문화계 주요 공직에서 언제나 창의력을 발휘하면서 사회기여를 하고 있음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이종덕 교수의 꾸준한 발전상은 근래 단국대학교에서 문화정책이라는 시의적절한 새로운 학과를 개설하여 운영하는 그의 창의성과 남다른 기량에서 다시 한 번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변신이야말로 평생을 문화사업에 평범한 종사자로서가 아니라 학구적으로 투신해왔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이종덕 교수는 성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라자로마을 후원회 운영위원장으로 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남다른 감명을 준다. 아마 이종뎍 교수의 건강한 정신과 봉사정신은 언제 어디에서 그를 부르든 간에 전력투구할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인재이다.
세속적인 물리적 나이를 무시해도 좋을 만큼 그는 아직 젊고 건강하고 의욕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