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스승이셨던 어머니 단골 메뉴
나 어릴 때
우리 혈육 5남매
어머니 무릎 안에 있을 때 들려주신 말씀들
먹을 것 다투면
콩 한 조각 3형제 나눠먹는다는 말
귀에 못이 박힐 만큼 듣고 자랐지요.
형제와 싸우면
사람은 못할 일 짐승이나 하는 일
형제간 우애가 가장 큰 복이라 하셨지요
나 철부지 때
게으름 피우면 베짱이 우화로
일하지 않으면 먹지로 말라고 하셨고요.
하던 일 포기하면
토끼와 거북이 우화로
성실한 인내심을 깨우쳐 주셨지요.
나 철들기 전
심통을 부리면
콩쥐팥쥐 이야기로
시기심을 꾸중하셨고요
욕심을 부리면
흥부 놀부 이야기로
놀부를 꾸짖으셨습니다.
세월 가 생각해보니
어머니는
나의 첫 번째 무릎 스승이셨습니다.
감사합니다.
_사모곡 ‘하늘 아래 그 누가’ 중에서
어머니의 재봉틀
어머니는 당시 여인들이 부러워하는 재봉틀을 구입해서 우리들 5남매 옷을 손수 만들어주셨다. 그리고 해진 옷을 꼼꼼하게 기워주셨다. 어머니 버선이나 집안 허드레옷은 직접 수선해서 챙겨주셨다. 미국에서 온 구호물자가 천주교를 통해서 배급되었는데, 미군 담요는 고급물품이었다. 어머니는 담요를 가지고 내 양복을 직접 만들어주셨다. 겨울 추위를 나는데는 그만한 게 없었다.
자투리 천으로는 밥상 덮개를 만드셨다. 방안 옷감이장도 직접 만들어 살림을 알뜰히 챙기셨다. 지금도 밤 늦게 재봉틀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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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 서정우(아우스딩) 모 이안나(비비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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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지혜
내가 중학생 때 큰형이 결혼을 했습니다.
형수가 들어오고부터는 어머니는 집안 일을 며느리에게 맡기고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 첫 조카가 생겨서 집안에 기쁨이 넘쳐났습니다. 오랜만에 어린 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저녁 식사가 끝나면 그 놈의 재롱을 보느라 큰 방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
몇 년 지나 둘째 형도 결혼을 해서 형수를 보게 되었습니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어머니는 한 지붕 밑에서 두 며느리를 거느리고 살았습니다. 다행히 형수들끼리 사이좋게 지내셨고 형들도 행복한 생활이었습니다.
그동안 집안에 절대적으로 남성숫자가 우세했는데, 두 형수가 들어옴으로써 성비가 균형을 이룬 것입니다 .
이렇게 우리 가정은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행복한 가정이었습니다.
여기에는 절대적인 어머니의 역할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께서는 형들이 잘못했을 때는 가끔 꾸중을 했지만 며느리에게 소리친 것을 한 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제가어머니에게 넌지시 물어본 적이 있었지요.
어머니 혹시 며느리들이 섭섭하게 한 적은 없습니까?
어머니는 빙그레 웃으시며 내 자식도 마음에 안 들 때가 있는데, 남의 자식 그만하면 되지 않았느냐고 하시며 웃음으로 내 말을 막아버리셨습니다.
사실은 내가 보아도 우리 집에 들어온 여자들은 마음씨가 고운 여자들입니다.
그러나 어머니 입장에서 보면 며느리들이 허물이 없겠습니까마는 어머니는 자식을 탓했을 뿐이지 며느리에 대해서는 관대한 마음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언젠가는 이런 말씀을 하신 기억이 납니다.
며느리는 내 자식이 부모에게 한 만큼 하는 것이니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면 며느리는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법이라고 하시면서 자식의 허물을 크게ㅐ 보시고 며느리의 허물은 작게 보신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어머니는 도량이 넓으신 여장부였다고 생각됩니다.
어머니 고무신발
나는 어릴 때
밖에서 돌아오면
제일 먼저 뜰 방에 어머니 고무신을 봅니다
문을 열자마자 어머니와 눈이 마주쳐야
행복했습니다.
지금은 뜰 방에 고무신이 없습니다.
마주칠 눈도 없습니다.
나는 집을 지으면 나지막한 뜰 방에
흰 고무신 한 켤레를 놓아둘 겁니다.
밖에 나갔다 돌아올 땐 어머니 하며
고무신을 볼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