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목모임이 출신학교와 직장, 연령 등이 매체가 되어 이루어지는 것은 통상적인 경향이다. 나의 경우에도 모교인 경기중학(京畿中學) 동기모임, 의과대학(醫科大學) 동기모임을 비롯하여 몇 개가 있다. 학교 동기생 모임은 연 2회 정도 열리지만 필요에 따라 수시로 열리기도 한다. 이 외에 여러 친목모임에 관계하고 있는데 그 중 몇 개에 관해서만 적어본다.
① 국우회(國友會)
5공화국 때 함께 일하던 인사들의 모임인 국우회는 주영복(周永福) 전 내무부장관이 회장이고 신병현(申秉賢)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고문이다. 85년 7월에 시작되었는데 손재식(孫在植) 전 통일원장관이 간사로서 이끌어나가고 있다. 그의 꼼꼼한 성격과 철저한 업무처리능력의 덕분으로 착실하게 발전해 왔다. 매월 1회씩 골프를 치고 회식을 즐기면서 이런 일 저런 일들을 이야기하는 부담 없는 모임이다.
앞서 적은 세 분 외에 강경식(姜慶植) 전 재무부장관, 박종문(朴鐘汶) 전 농수산부장관 이정오(李正五) 전 과기처장관 배명인(裵命仁) 전 법무부장관, 정한주(鄭漢株) 전 노동부장관, 이진희(李振羲) 전 문공부장관, 박찬경(朴贊競) 전 총무처장관, 이태섭(李台燮) 전 정무제1장관, 김창식(金暢植) 전 교통부장관, 윤성민(尹誠敏) 전 국방부장관, 박봉환(朴鳳煥) 전 동자부장관 김석휘(金錫輝) 전 법무부장관 등이 회원이다.
이중 강경식(姜慶植) 장관은 85년 8월에, 윤성민(尹誠敏) 장관은 86년 5월에, 박봉환(朴鳳煥), 김석휘(金錫輝) 장관은 86년 2월에, 신병현(申秉賢) 부총리는 87년 3월에 가입하였다. 골프는 윤성민(尹誠敏) 장관 덕분으로 세 번째나 네 번째 일요일에 주로 태능컨트리클럽에서 치게 되는데 때로는 남성대(南星台)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근년에 와서는 이 모임이 열리지 않고 있다.
② 6초회(初會)
6공화국 초대내각에서 함께 일하던 분들의 모임이다. 즉 이현재(李賢宰) 전 총리, 나웅배(羅雄倍) 전 부총리, 최광수(崔侊洙) 전 외무부장관, 이춘구(李春九) 전 내무부장관, 사공일 (司空壹) 전 재무부장관 정해창(丁海昌) 전 법무부장관, 오자복(吳滋福) 전 국방부장관, 김영식(金永植) 전 문교부장관, 조상호(曺相鎬) 전 체육부장관, 윤근환(尹勤煥) 전 농수산부장관, 안병화(安秉華) 전 상공부장관, 이봉서(李鳳瑞) 전 동자부장관, 최동섭(崔同燮) 전 건설부장관, 최명헌(崔明憲) 전 노동부장관, 이범준(李範俊) 전 교통부장관, 오 명(吳 明) 전 체신부장관, 정한모(鄭漢模) 전 문공부장관, 김용갑(金容甲) 전 총무처장관, 이 관(李 寬) 전 과기처장관, 이홍구(李洪九) 전 통일원장관, 이종찬(李鐘贊) 전 정무제1장관, 조경희(趙敬姬) 전 정무제2장관, 현홍주(玄鴻柱) 전 법제처장, 전석홍(全錫洪) 전 보훈처장, 이상훈(李相薰) 전 국방부장관, 김용래(金庸來) 전 서울시장, 이상희(李相熙) 전 내무부장관, 이종남(李鍾南) 전 검찰총장과 본인 등 29명이 회원이다.
이현재(李賢宰) 전 총리가 회장이며 최명헌(崔明憲) 전 노동부장관이 간사직을 맡았었다. 6초회가 발족하기까지에는 당시 총무처장관이던 김용갑(金容甲)씨의 공이 컸다. 6초회 회원 중 개각 후에도 계속 유임되었던 분으로는 이봉서(李鳳瑞) 동자부장관, 이홍구(李洪九) 통일원장관, 현홍주(玄鴻柱) 법제처장, 이상훈(李相薰) 국방장관이 있다. 후에 입각한 분으로는 총무처장관이 된 김용래(金庸來) 전 서울시장, 법무부장관이 된 이종남(李鍾南) 전 검찰총장이 있었다. 그 후 현홍주(玄鴻柱)씨는 UN대사로 부임하였고 이홍구(李洪九)씨는 대통령정치담당 보좌관이 되었다.
이현재(李賢宰) 전 총리는 정신문화연구원장직과 대통령교육정책자문회의 위원장직을 맡았으며 안병화(安秉華)씨가 한전 사장, 오 명(吳 明)씨가 93 대전 EXPO조직위원회 위원장, 이 관(李 寬)씨가 대통령자문기관인 21세기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활약하는 등 대부분의 회원들이 활동을 계속하였다. 이상은 6초회가 발족하였을 당시의 회원 상황이다.
93년 10월 현재 이현재(李賢宰) 전 총리는 정신문화연구원장(精神文化硏究院長)직 외에 행정연구원(行政硏究院)이사장을 비롯한 여러 가지 명예직을 맡고 있다. 나웅배(羅雄倍) 전 부총리, 이춘구(李春九) 전 장관, 이종찬(李鐘贊) 전 장관은 국회의원으로서 여전히 맹활약을 계속하고 있다. 이홍구(李洪九) 전 장관은 주영대사직을 거쳐 93년 7월 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취임하였고 현홍주(玄鴻柱) 전 장관은 주미대사직을 마치고 귀국하였다.
최광수(崔侊洙) 전 장관은 하버드 대학에서 연구중에 있으며 사공일(司空壹) 전 장관은 세계경제연구원(世界經濟硏究院)을 운영하면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해창(丁海昌) 전 장관은 청와대(靑瓦臺) 비서실장을 역임하였고 오자복(吳滋福) 전 장관은 대한방직협회장 서울마주(馬主)협회장으로 활약 중이다. 조상호(曺相鎬) 전 장관은 세계한민족 체전(體典)위원회 위원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봉서(李鳳瑞) 전 장관은 상공부장관을 거쳐 93년 8월 1일 마닐라에 소재한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부총재로 부임하였고 오 명(吳 明) 전 장관은 93 대전(大田)엑스포 조직위원장으로서 엑스포를 크게 성공시켜 국위선양에 앞장섰다.
이 관(李 寬) 전 장관은 경원(璟園)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6초회 간사 일을 맡고 있다. 조경희(趙敬姬) 전 장관은 예술의 전당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용래(金庸來) 장관은 경희대(慶熙大) 교수로서 후진 양성에 진력하는 한편 환경미화원 후원회 회장으로서 사회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종남(李種南) 전 장관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애석하게도 정한모(鄭漢模) 전 장관은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한달에 1번 정도 골프를 치던가 회식을 하는 것이 6초회(初會)의일인데 부인회도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연말이나 특별한 경우에는 부부동반행사가 마련되기도 한다. 근래에는 골프모임보다 회식모임에 치중하고 있다.
③ 23회(會)
1923년 즉 계해년(癸亥年) 출생 12명의 모임이다. 나를 빼놓고는 모두 기업이나 금융계 출신이다. 현역에서 물러나 고문역을 맡고 있는 분도 있다. 삼양사(三養社) 회장인 김상홍(金相鴻)씨, 시멘트와 콘크리트 분야 여러 회사의 회장인 김창수(金昌洙)씨, 모형비행기 등을 제조하여 수출하는 회사의 회장인 박승순(朴勝珣)씨, 현대(現代)계열의 국제종합금융 고문인 박응서(朴應緖)씨, 은행장출신으로 금융통화(金融通貨)위원인 배수곤(裵秀坤)씨, 경방(京紡)계열의 중앙염직(中央染織) 사장을 지낸 양승현(梁昇鉉)씨, 천록건설(天鹿建設)회장인 유병덕(兪炳德)씨, 은행장출신으로 금융통화위원 등을 역임하고 남양나이론의 고문역을 맡고 있는 윤승두(尹承斗)씨, 삼성(三星)계열의 사장을 역임하고 대림(大林) 콘크리트의 고문으로 있는 이서구(李書九)씨, 쌍룡 · 효성물산사장 등을 역임하고 식기제조 수출회사를 경영하고 회장으로 있는 이충선(李忠善)씨, 럭키그룹 부회장인 허준구(許準九)씨, 한국개발투자(韓國開發投資)회장이며 중학동기인 김영옥(金榮玉)씨와 본인 등이 회원이다.
이서구(李書九)씨가 간사로서 모든 일을 꾸려나가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골프를 치고 별도로 회식을 한다. 그러니 한 달에 두 번은 만나는 셈인데 나는 일이 겹쳐서 결석할 때가 많다. 나와는 전연 분야가 다른 분들의 말씀이 대단히 유익하기도 하다. 세상을 넓게 살아온 분들이어서 귀담아 들을 것이 많다.
나는 교원대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 경기중학 동기인 유병덕(兪炳德) 학형으로부터 가입권유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에는 공무원 신분이어서 승낙할 수가 없었다. 88년 말에 보사부장관직에서 물러나자마자 재차 유(兪)형의 권유를 받고 회원이 되었다. 유(兪)형은 유만겸(兪萬兼)선생의 자제이며 감사원에서 일해 오고 있다. 중학교시절에는 제동(齊洞)에 있던 그의 집에 놀러가서 폐를 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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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회 / 왼쪽부터 노관택, 권종복, 석세일, 한용철, 김상인, 나, 고창순, 김진복, 장윤석 교수(1991.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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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은 모임 외에 양력 1월 1일 저녁에는 언제나 우리 집에서 모이는 그룹이 있다. 벌써 3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주로 대학동기생을 중심으로 한 친우들이다. 동기생으로는 박찬무(朴贊武), 윤경현(尹炅鉉), 김정진(金楨鎭), 홍창의(洪彰義), 백만기(白萬基) 박사 등이 있고 후배인 최원로(崔源老), 김영균(金英均), 고광욱(高光昱) 박사 등도 고정멤버이다. 의학분야 외의 분으로는 서울대 약학대학장을 역임한 국채호(鞫埰豪) 박사가 있는데 얼마 전에 미국으로 떠났다. 구도서(具燾書), 김탁일(金鐸一), 백영한(白永漢) 박사와 치과의 장원식(張元植) 박사가 초청되기도 한다.
1월 2일 저녁에 모이는 그룹도 있다. 의과대학장과 병원장 시절에 함께 일하던 분들이다. 김상인(金相仁), 차철환(車喆煥), 김용일(金勇一), 한만청(韓萬靑), 김진환(金晉煥), 김진복(金鎭福), 김승욱(金承煜), 한용철(韓鏞徹), 김정용(金丁龍), 고창순(高昌舜), 신영수(申英秀) 교수 등이 주 멤버이다.
1월 1일과 2일 저녁에는 부부동반으로 모이는데 1일 모임에 비하면 2일 모임은 역사가 길지 않다. 그래도 20년 가까이 되었다. 1월 1일 모임은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섯다’도 했는데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점점 퇴조하여 근래에는 자정 전에 해산한다. 춤과 ‘섯다’는 없어지고 노래자랑은 남아있다. 이것에 비하면 2일 모임은 주로 토론이 중심으로 된다. 그동안 쌓였던 이야기들을 나눈다. 한 직장에 있으면서도 함께 어울릴 기회는 많지 않은 것 같다. 특히 부인들의 만남은 드문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