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처장관으로 갔다가 다시 녹십자로 (118회)
  제14장 녹십자와 과총(科總) 시절

산(産)·학(學)·연(硏) 협동(協同)이 강조되고 있지만 어떠한 의미에서는 아직도 문제가 많았다. 나는 녹십자(綠十字)에서의 일이 바로 산 · 학 · 연 협동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녹십자(綠十字)가 혈액제재나 생물제재와 더불어 예방백신 생산을 주로 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예방의학을 실천하는데 있어서 가장 과학적인 방법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녹십자(綠十字)생활은 어느 의미에서는 대학생활의 연장임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내가 하는 일은 별것은 아니다. 기업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외의 대학교수의 방문을 받고 인사를 나누는 것이 고작이다. 녹십자(綠十字)는 국내에서나 국외에서 많은 대학 및 연구소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기술 자문이나 공동연구 등이 활발하며 대학과의 관계는 어느 기업체보다도 앞선다.

녹십자(綠十字)가 목암연구소(牧岩硏究所)를 만들어서 국가에 기증한 일은 널리 알려져 있다. 목암연구소(牧岩硏究所)는 기업체가 국가에게 헌납한 연구소 제1호이다. 그만큼 녹십자가 R&D에 관심이 크다는 것도 나에게는 매력의 하나가 된 셈이다. 목암연구소(牧岩硏究所)는 현재 WHO 협동연구기관으로 지정되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WHO와는 비교적 관계가 있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나는 협동연구기관으로 지정하는데 나름대로 노력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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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綠十字)생활을 즐겁게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또 다시 정부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즉, 환경처장관(環境處長官)으로 취임하게 되어 녹십자(綠十字)에서 물러났다.

93년 6월 25일 환경처(環境處)에서 물러나고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앞날을 구상해 보기로 하였는데, 다음날 허영섭(許永燮) 회장이 집으로 찾아왔다. 내가 환경처(環境處)에서 일하는 동안에 허영섭(許永燮) 사장이 회장으로, 김영길(金英吉) 부사장이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는데 물론, 허(許)회장은 사전에 이 승진 건에 관하여 나와 상의하였다.
 
▲ 1994년 녹십자 시무식에서 사원 대표들과 함께

허(許)회장은 곧 녹십자(綠十字)로 복귀하라고 했다. 고마운 일이다. 정부와의 행정절차는 어렵지 않게 끝났다. 이번에는 명예회장으로 취임하였다. 물론, 내가 하는 일은 종전과 같다. 녹십자(綠十字) 사무실이 나에게는 집필이나 연락의 보금자리이다. 허(許)회장은 친아버지만큼이나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
 
허(許)회장은 서울공대(工大) 금속과 출신으로서 독일 Aahen 대학에서 6년 동안 기계학을 연구한 공학도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기업인이다. 원만한 인격에 대인관계가 좋은 한편, 의욕적이고 추진력이 강한데다가 두뇌회전이 빠르다. 전공이 아닌데도 제약분야, 특히 생물학적 제약에 대한 광범한 지식은 대단하여 나는 감동할 때가 많다.

허(許)회장은 본직(本職) 외에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科學技術)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눈부신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한편 사회활동(社會活動)도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생물산업협회(韓國生物産業協會) 이사장, 한국유전공학연구조합(韓國遺傳工學硏究組合) 이사장, 한국제약협회(韓國製藥協會) 부회장(副會長),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韓國産業技術振興協會) 부회장(副會長) 등의 직함이 이 사정을 잘 말해 주고 있다.

나는 그의 두뇌(頭腦)와 노력(努力)이 그의 존재를 과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어느 모로 보거나 나에게는 가장 믿음직스럽고 마음속으로부터 아끼고 싶은 후배다.

1990년 2월부터 1992년 4월까지 과총(科總) 회장직을 맡았었는데 91년 4월에 환경처장관으로 입각한 관계로 회장직책을 직무대행에 맡겼다. 환경처 일을 맡은 후 특별한 회의에만 참석할 정도였고 본격적인 활동은 하지 못하였다.

회장직무대행은 상임 부회장 겸 사무총장이던 정조영(鄭助英) 박사가 겸무하였다. 정(鄭)박사가 과총(科總)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인물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바 있다. 명예회장인 민관식(閔寬植) 박사와 상임고문이신 김동일(金東一) 박사께서 언제나 뒤를 밀어주시는 까닭에 회장직을 수행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녹십자綠十字) 회장 · 명예회장 (117회)
  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장(1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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