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는 사사오입이라는 자유당의 무리수는 서막이었다. 참고로‘사사오입’이란 해괴한 아이디어를 누가 제공했는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로 나뉘어 있다. 그 하나는 자유당 장경근 의원이 서울대 수학과 최 모 교수와 함께 경무대를 방문하여 이승만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당시 이익흥 경기도 지사가 서울대 수학과 모 교수를 이기붕 의장 사무실에 데리고 가 이러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설이 있으나 그 진위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민심이 자유당 정권으로부터 떠나가는 가운데 1956년 5월 15일 제3대 정•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었다. 자유당에서는 이승만•이기붕을, 1956년 9월 17일 통합야당으로 발족한 민주당에서는 신익희•장면을, 그리고 진보당에서는 조봉암•박기출을 각각 대통령•부통령 후보로 내세웠다.
그 당시 민심은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구호를 내세운 민주당 신익희 후보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그리하여 선거일을 열흘 앞두고 한강 백사장에서 열린 야당 유세장에는 군중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신익희 후보를 열광적으로 지지하였다.
그러나 국민들의 정권고체에 대한 열망은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5월 3일 한강 백사장에서 유세를 마치고 다음 날 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열차편으로 호남유세를 가던 신익희 후보는 5월 5일 새벽 5시 반 경 이리역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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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신익희 후보의 급서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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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국민들은 땅을 치며 통곡했다.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는 총 선거인 수 906만 6870명이 투표에 참가한 가운데(투표율 94.4%) 이승만 후보는 504만 6437표, 조봉암 후보는 216만 3808표를 얻었고 무효는 185만 6818표로 집계됐다.
너무나 억울한 민주당은 유권자들에게 신익희 후보에게 추모표라도 던져 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많은 유권자들은 신익희 대신 진보당의 조봉암 후보에게 투표했던 것이다.
이때 의외로 표를 많이 얻은 조봉암 후보에게 위험을 느낀 이승만 정권은 그 후 이른바 진보당 사건을 빌미로 그를 공산주의자로 몰아 처형하고 말았다.
조봉암은 일제 때 조선 공산당의 지도자였으나 해방 후 공산주의와 결별하고 이승만 정권에 참여하여 초대 농림부 장관과 국회 부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한편 부통령 선거는 401만 2654표를 얻은 민주당의 장면 후보가 380만 5502표를 받은 자유당의 이기붕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무소속 이범석 후보 37만 1579표). 그 후 4년간 당을 달리하는 대통령과 부통령 사이엔 갈등과 긴장이 끊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