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양?(Scape goat). 참으로 애석한 일이 또 일어났다. 두 번째 도전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또 실패했다. 2007년 과테말라 IOC 총회는 소치의 손을 들어 줘 이번에는 확실할 것이라고 기대에 차있는 우리 국민과 특히 평창 군민에게 깊은 실망감을 주었다.
2003년에 이어 이번에도 실패 책임론이 꿈틀거렸다. 영국의 대(大) 기자 데이비드 밀러는 이번에는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거냐.“며 2003년 실패 이후의 일들을 빗대어 말했다. 2010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에 대해 2005년도 유엔인권위원회 연차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즉, IOC 부위원장이고 세계태권도연맹 창설자인 김운용 사건이 가장 뚜렷한 사건입니다. 관찰자들에 의하면 그는 양심수의 대표로 지칭되며 한국 정치가들에 의해 2003년 실시한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의 실패에 대한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그가 돈을 왜, 어떻게 사용했는지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공금을 개인목적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2005년 1월 14일 대법원 판결은 결론지었습니다. 한국 법원은 유죄판결을 내리는 근거로 검찰조서를 의론의 여지가 없는 증거로 적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판사들은 무죄판결을 거의 안 내리며 법정은 99%의 유죄판결을 자랑합니다.]
2003년 12월 초에 IOC 집행위원회가 로잔에서 있어 들렀다가 파리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선발전에 갔다.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경기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은 이미 2001년도 멕시코 총회에서 확정해 놓았다.
이 대회 아테네 올림픽 헤비급 우승자인 문대성 선수가 선발되었다. 서울에는 국회도 있고 윤곡여성체육대상 시상식, 김정행 용인대 총장에 대한 올림픽훈장 수여식도 있고 해서 빨리 귀국했다.
세계태권도연맹에 대한 내사 소문을 들었다. 그렇지만 WTF는 내가 맨주먹으로 시작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국제기구고 한국에서는 예산을 지원받는 곳도 아니며 계속 성장하고 발전단계에 있고 올바르게 자리 잡은 기구여서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가 만든 규약에 제정, 인사, 관리는 사무총장이 하게 되어 있고 나는 대외적인 활동인 올림픽 태권도 정식 종목 채택, 해외 태권도 보급 등을 하고 있어서 연맹에 상근하지도 않고 결재권도 없는 실정이었다. 모든 일은 국제연맹 총회에서 승인하며 일에 대한 외부감사도 했고 해서 지금까지 아무 문제없고 문제를 제기한 나라도 없었으며 고발한 사람도 없었다.
시작은 다른데서 출발한 것 같았다. 귀국하는 날 이미 나와 관련된 모든 은행 구좌는 조회를 당했으며 집도 우리가 없는데 동 직원과 아파트 경비원을 입회시킨 상황에서 나하고 관계없는 가족들 물건, IOC 관련서류까지 송두리째 압수해갔다. 그리고는 신문에 터무니없이 날조된 개인 사생활이 기사로 흘러나왔다. 언론 보도는 팩트가 근거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추측에 의한 소설이 난무하고 있었다.
IOC의 로게도 신문만 보고 조사도, 기소도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IOC 차원에서 조사한다며 일방적인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것이 촉발이 되어 구속을 당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신문에는 집에서 돈뭉치가 나왔다느니, 외화가 수십만 달러가 나왔느니, 몇 억짜리 시계가 있었고 몇 억짜리 반지가 나와 마치 내가 프랑스의 루이 16세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기사도 중앙일보에 실렸다. 외화는 은행에 있었고, 집에는 가족들 적금통장이 있었다. 나는 IOC 부위원장이지만 중상 정도의 생활이었다. 나를 죽이기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는 듯 보였다.
억지로 끼워 넣기 공작을 벌이면서 국민과 체육인들을 오도하는 언론 플레이가 진행됐다. 공금이나 횡령하고 체육계에서는 무소불위의 독재를 펴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나를 몰아붙였다. 공적은 다 무시되었다. 그러나 털대로 털고 뒤질 만큼 뒤졌지만 나를 옭아맬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 아니 찾지 못한 것이 아니고 없었다.
기소내용을 보면 비서 4명의 7년간 봉급과 수당, 점심 식사대금, 팩스 사용료, 우편요금, IOC 위원실의 7년간 신문대, 청소비, 약값 등이 WTF에서 나온 것이므로 횡령이라는 것이다. 북한 체육회 지원금 150만 불, IOC, 위원 7명의 용평 동계전국체육대회 초청비도 회계 잘못으로 횡령이라고 했고 IOC 위원 접대비, 숙박비도 공금 횡령이었다. IOC 위원이고, 세계연맹 총재이고, 국기원 원장인데 이유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자기가 만든 회사의 자기 돈도 회계를 잘못하면 횡령이라는 논리를 폈다. IOC 위원장 출마 때 지원해 준 삼성,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의 지원금도 개인이 썼으니 횡령이고 국회의원 후원금, IOC 위원장 요청으로 구매해준 월드컵 축구 개회식 입장권 4매, 미 8군이 요청한 8군 미국고등학교 월드컵 미국팀 경기관람 입장권 16매 대금도 전부 횡령이었다. 심지어 비서의 항공보험료 2,000원까지. 나도 모르는 생일 파티 값 130만 원 등까지가 횡령으로 기소장에 올라 있었다. 나도 보지 못한 경리장부가 있었는데 소소한 일반 경비를 지출한 가계부 같은 것으로 모두 합해도 몇 푼 안 되는 것인데 이것이 횡령의 근거자료가 되었다.
어쨌든 끼워 맞추기는 말도 안 되는 억지였지만 비윤리적인 인간으로 몰아붙인 언론과의 공조로 나는 기소되었고 영어(囹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법원도 이 논리에 손을 들어 주면서 그들이 목적한 바를 달성하게 해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