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스포츠의 대중화와 함께 여성 스포츠도 남자와 똑같이 경쟁을 하고 현대사회에서 그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학교 체육을 통해 여성 스포츠가 대중화하기 시작했으며 올림픽과 각종 국제대회에서 국위선양의 기수가 되어왔다. 또 런던 올림픽부터 전 종목에 여자 경기가 들어가고 참가선수의 46%가 여자선수다.
1970년대까지 우리나라 스포츠에 대해서 외국 지도자들은 이렇게 특징을 지었다. “여자가 남자보다 낫고, 몇 개 종목에 선정된 소수정예의 주의이며 일본에게는 조금만 지고 북한에는 꼭 이겨야 한다. 올림픽은 꿈도 못 꾸고 아시안게임이나 한번 치렀으면 하고 금메달은 30년에 한 개 딸 정도 수준이다.”
학교 체육에서 시작된 여성 스포츠는 육상, 농구, 배구, 수영, 빙상, 정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여성들이 활약했다. 드디어 한국 최초의 여성 올림피언이 탄생했는데 ’48년 런던올림픽 포환던지기에 참가한 이화여대의 박봉식 선수가 바로 그다.
여성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나왔는데 영광의 주인공은 배구였다. 여성 배구팀은 동메달을 획득해서 우리나라 최초의 구기종목 올림픽 메달을 조국에 바쳤다. 조헤정, 유경화, 유정혜, 백명선, 윤영내, 변경자 등이 팀을 이룬 우리나라 배구팀은 동구권의 강팀인 동독, 폴란드와 쿠바 등을 차례로 연파했으나 준결승에서 아깝게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시라이 쿄코(白井 貴子)가 이끄는 우승팀 일본에 패했다.
올림픽에서는 아니지만 그전에도 세계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여성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1967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세계여자농구 선수권대회에서는 박신자, 김명자, 김추자 선수들이 주축이 돼 신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분전을 거듭, 준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73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정현숙, 이에리사, 박미라가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구기사상 최초로 세계정상에 올랐다.
또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는 아시아의 마녀라 불렸던 백옥자 선수가 테헤란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여세를 몰아 출전한 바 있다. ’76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에서는 빙속의 이남순과 피겨의 윤효진이 활약했다. 그에 앞서 한국 여자배구는 ’72년 뮌헨 올림픽에서 김영자, 이순복, 김은희, 조혜정, 유경화 등이 참가해서 4위에 입상했다. 유경화 선수는 내가 결혼 주례를 맡아 기쁨을 함께 나눈 바 있다.
본격적인 여성 선수들의 올림픽 진출은 ‘81년 바덴바덴 IOC 총회에서 서울 올림픽 개최권을 따고 국가의 집중적인 지원 아래 참가한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다. 서향순이 양궁에서 여성 최초의 금메달을 따냈고 박찬숙, 김화순, 문경자, 박양계, 최경희, 이미자 등이 활약한 농구와 손미나, 윤수경, 선경화 등이 활약한 여자 핸드볼팀은 나란히 은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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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여자농구 선수들을 격려하며 감격을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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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서울 올림픽에서는 여자 핸드볼이 드디어 최초로 올림픽 구기사상 첫 금메달을 일구어 냈으며 양궁에서 김수녕이 개인점 금메달을, 김수녕, 왕희경, 윤영숙이 단체 금메달을 따냈다. 탁구 여자 복식에서도 양영자, 현정화가 한조가 돼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김미선, 정은경, 한옥경, 김순덕 등이 팀을 이룬 여자 하키도 값진 은메달을 따내 한국 여자팀은 구기 단체 종목에서 세계 정상의 수준에 올라 있음을 보여주었고 메달 획득 종목도 범위가 넓어졌다. 현정화의 결혼식 주례는 내가 맡는 기쁨을 누렸다.
한국 여성의 올림픽 메달 행진은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으로 이어진다. 여갑순 선수가 사격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유도에서 김미정이 양궁에서 조윤정, 김수녕, 이은경이 배드민턴 복식에서 황혜영, 정소영 조가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했다. 오성옥, 임오경, 차재경, 홍정호 등의 핸드볼팀도 금메달을 차지, 올림픽 2연속 제패의 쾌거를 이룩했다. 핸드볼 시상식은 마침 내가 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또 배드민턴 단식 방수현은 은을 길영아, 심은정은 동을 따냈고 탁구의 현정화, 홍차옥도 동메달에 머물렀다.
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쇼트트랙의 전이경, 김소희, 원혜영, 김윤미 등이 금 4개를 따서 세계 6위에 진입했다. 전이경은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IOC선수위원으로 출마했으나 아시아 선수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표가 나올 리 없어 로게 IOC위원장에게 건의하여 임명직 IOC선수위원이 되어 8년간 활약했다. 쇼트트랙의 금빛 경주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그리고 스피드스케이팅의 올림픽 500m 2관왕 이상화도 나왔다. 이상화는 올림픽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은 내가 IOC 제1부위원장이며 KOC 위원장으로 치른 첫 올림픽이었다. 여기서도 우리나라 여성 선수들은 기대에 부응하는 맹활약을 했다.
양궁에서 김경욱, 김조순, 윤혜영이, 유도에서는 조민선이, 배드민턴에서는 방수현이 개인전 금메달을, 길영아는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조국에 바쳤다. 이때 양궁과 배드민턴의 시상식은 내가 맡아 선수들과 기쁨을 함께 했다. 그 후 나는 방수현, 길영아, 김택수 선수와 결혼한 김조순의 결혼식 주례를 맡는 기쁨을 가졌다.
또 유도에서 현숙희, 정선용이,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라경민이, 복식에서는 길영아, 장혜옥이 각각 은메달을 획득했다.
핸드볼은 김미심, 문향자, 임오경, 오성옥, 오영란, 홍정호 등이 출전, 결승까지 올랐다. 결승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아깝게 져 올림픽 3연패의 기록달성에는 실패했다. 차재경도 결혼식 주례 부탁을 받았는데 IOC 출장 때문에 맡지를 못해 아직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오승신, 임정숙, 우재숙 등이 활약한 하키도 은메달을 따냈다. 애틀랜타 올림픽은 핸드볼, 하키, 농구, 배구, 유도, 양궁, 배드민턴, 탁구 등의 종목이 세계정상으로 자리매김을 확실히 한 대회였다.
탁구의 박혜정과 유지혜가 탁구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유지혜는 2007년 부산에서 결혼식을 가졌는데 내가 주례를 맡았다. 농구의 차양숙도 내가 주례를 섰고 유영주는 IOC 출장 때문에 민관식 명예회장에게 대신 주례를 서줄 것을 부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