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2001. 11. 30. 선고 2001도2015 판결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고 함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침해로부터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하므로 어떤 사무나 활동 자체가 위법의 정도가 중하여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는 경우에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의료법은 제30조 제2항에서 의료인이나 의료법인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경우에 초래될 국민 보건위생상의 중대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의료인이나 의료법인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개설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제66조 제3호에서는 이를 위반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의료인이나 의료법인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개설행위는 의료법에 의하여 금지된 행위로서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행위에 해당할 뿐 아니라, 의료인이나 의료법인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행위는 거기에 따를 수 있는 국민보건상의 위험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으로 도저히 용인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의료인이나 의료법인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행위는 그 위법의 정도가 중하여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고 있으므로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겠다.」
“의사가 아닌 갑이라는 사람이 의원을 개설하여 운영하여 온 사건인 것은 알겠는데, 궤적으로 어떤 방해행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였다면 몰라도 병원의 현실적인 진료행위를 방해한데 대하여 업무방해죄가 아니라면 좀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하여서도 대법원은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만 성립하고,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공무원에게 항거하였다 해도 폭행죄로 다스리는 것은 몰라도 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1992. 2. 11. 선고 91도2797 판결)는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다른 판례(대법원 1991. 6. 28. 선고 91도944 판결)는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그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 함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면 되고,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 등이 반드시 적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한 것도 있습니다.”
⑤ 2002. 3. 15. 선고 2001도6730 판결
「상고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의 위반이 있는 경우에는 상고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때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는 바(형사소송법 제384조, 제383조 제1호), 이는 법률의 해석‧적용을 그르친 나머지 피고인을 유죄로 잘못 인정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은 상고를 제기하지 아니하고 검사만이 다른 사유를 들어 상고를 제기하였고, 검사의 상고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하여 제기된 것이 아님이 명백한 경우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피고인은 이란국인으로서 관광진흥법에 의하여 문화관광장관에게 일반여행업 등록을 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원심에서 관광진흥법 위반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피고인과 변호인은 상고를 하지 아니하고 검사만 상고한 사건인데,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등록을 받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무죄취지로 파기 환송한 보기 드문 사례이다. 원심의 유죄판결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가 궁금하지만 변호인이 두 사람이나 선임되어 있는 것을 보면 검사가 피고인을 위하여 상고한 것은 아님이 분명하고 대법원의 판시에도 그 취지가 함축되어 있다. 그렇다면 검사는 결과적으로 죽 쑤어 개 바라지 한 셈이 아닌가.
“검사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하여 상소한 예를 본 적이 있습니까. 교과서에만 있는 것 아닙니까.”
"비약적상고(형사소송법 제372조, 대법원 1967. 2. 7. 선고66도1695 판결)나 비상상고(형사소송법 제441조, 대법원 2000. 10. 13. 선고 99오1 판결)의 경우는 있습니다."
“근래에 와서는 검사가 집행유예를 구형하는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판사들은 이런 의견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형의 양정이 난처해진다는 의미겠지요.”
“보석을 신청한 경우에도 검사는 대개 불허하심이 타당하다고 회답하고, 간혹 반대하기 어려운 때에는 적의 처리하심이 타당하다는 식으로 회신을 보냈는데 요즘에 와서는 바로 허가하심이 타당하다고 하는 견해를 보내는 일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회답에 대하여서도 판사는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⑥ 2002. 7. 12. 선고 2002도2211 판결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은 사용자에 대하여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퇴직금이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원칙으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는 것이므로,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매월 지급받는 임금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피고인이 이를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에서 정하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이 이미 지급되었으므로 따로 그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고 근로기준법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했는데,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받아들여 파기 환송했습니다. 퇴직금 지급의무에 관한 종래의 판례를 따른 것인데, 근로관계의 존속 중에 적치되어지는 퇴직금에 대하여 근로자가 아무 권리를 갖지 않는다고 하는 이치라면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근로기준법 제34조 제3항은 근로자는 퇴직하기 전이라도 자신의 요청에 의하여 기왕에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위 판례에서도 방론으로 언급하면서 위 퇴직금에 관한 약정이 위 근로기준법 소정의 중간정산에 관한 약정이라고 볼 자료가 없다고 했는데, 피고인에게 형사상의 책임까지 지우는 것은 아무래도 심한 감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