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그룹 산하 모든 계열사들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재단 사업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되자 나의 기업가 정신과 도전의식이 또 한 번 꿈틀거렸다. 곰곰이 생각하던 끝에 옛날 국제전선을 권력에 빼앗기고 난 이후부터 늘 다시 도전해보고 싶었던 중공업 분야 진출을 결단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미국과 목숨 건 일전을 치를 수 있었던 것은 중공업의 바탕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중공업 진출은 일찍부터 가지고 있던 꿈이 아니던가.
2009년 4월 14일 경상남도 밀양시 청도면 구기리에서 삼영중공업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12,500여 평의 대지 위에 건평4 ,000여 평의 공장건설을 시작하여 1년 2개월 만인 2010년 6월 10일에 준공식을 마쳤다.
처음에는 약 200억 원을 투자하여 이미 개발된 선박용 대형 디젤엔진의 Cylinder Liner부터 생산하려 했다. 그런데 2009년 하반기부터 조선업계에 세계적인 불황의 징조가 드러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뚝심과 직관력을 발휘하여 오히려 투자금액을 400억으로 증액하여 종합기계 공장으로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리하여 이곳 밀양 공장에 용접 제관 공장 및 대형 프라노밀러 HBM, VBM, Deep Hole Boring 기계와 Annealing Furnace(열처리로), SHOT Paint장을 설치하여 종합기계공장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공장을 지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2009년 10월에 ISO 9001 인증서를 취득했고, 2010년 3월에 ASME U,S.PP Stamp를 취득했다.
공장 준공 이후 2010년 10월에는 KEPIC MN, SN 인증서를, 11월에는 ASME N, NA, NPT, U2 Stamp를 취득했으며, 12월에는 ISO 14001, OHSAS 18001 인증서를 취득함으로써 열교환기, 압력용기, 원자력 보조설비 등에 대한 국내외 공사에 입찰할 수 있는 모든 자격을 얻게 되었다.
중공업의 특성상 제조 실적을 요구하는 것이 발주처의 관례이기때문에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신규 업체의 사업진출이 어렵다. 국제전선의 실패를 이미 뼈저리게 경험했던 바 이를 반면교사 삼아 더욱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자 했던 삼영중공업㈜은 조직적인 인력 배치로 종합기계 공장에서 설계 능력을 보유할 수 있는 플랜트 비즈니스의 주계약자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
우리나라의 부국강병(富國强兵)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나의 마지막 열정을 불태운 삼영중공업! 나 혼자 잘 되고자 기업 경영에 혼신을 다한 것이 아니었다. 이미 내 사재를 출연한 재단이 어느 정도 틀을 갖추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장학생들이 가시적인 학업성과를 나타날 때였기 때문에 힘든 줄 모르고 일에 더욱 매진할 수 있었다.
특히 재단인재상인 3C인 도전(Challenge), 창조(Creativity), 기여(Contribution)에 버금가는 삼영중공업의 경영방침 3C는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다른 사람들이 모두어렵다고 하는 중공업 분야에 새로 뛰어 든 나의 철학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마인드(mind)의 혁신, 프로세스(process)의 혁신, 제품의 혁신을 달성하려는 변화(Change), 5S운동1)의 생활화, 업무의 단순화, 경영의 투명성을 추구하는 청결(Clean), 고객만족, 세계 일등제품, 초일류기업을 지향하는 도전(Challenge)이다.
태동기와 도약기를 거치며 견고한 산업경쟁력을 쌓아온 삼영중공업은 이제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하여 온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를 이룸으로써 90평생 추구해 온 산업보국(産業報國)의 꿈을 마무리하고 나의 노년의 하늘이 아름다운 빛 석양으로 물드는 장관을 보는 것이 나에게 남은 마지막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