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에 입사했거든 무조건 생산 제조 실무를 파악할 수 있는 부서에 들어가라. 여건이 좋거나 안 좋거나, 거기서 단련 받아야 클 수 있다.”
사회에 발을 들여 놓는 젊은이들에게 내가 줄곧 당부하는 말이다.
기업에 진출하려는 젊은이들은 너나없이 경영학 전문과정을 이수하겠다고 미국에 간다. 미국의 하버드 경영대학원이나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같이 수준 높은 경영대학원의 MBA 과정을 이수한 사람은 한국 기업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의 기업이 굴러가는 데 경영 이론을 배운 인력이 그리 많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또 아무리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른 경영 이론으로 무장되어 있다 하더라도 우리 경제 현실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 MBA 과정을 이수한 젊은이들 중에 그 졸업장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아마 10퍼센트 정도밖에 안 되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배움이란 부족한 것보다는 넉넉한 것이 유리하고, 당장 원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경영학 수업을 현장에 활용하지는 못하더라도 나중에 그 배움을 바탕으로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
미국의 경영 이론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대학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이며 MBA보다 더 중요한 것도 경험이다. 경험의 끝에서 이론이 나올 수 있고 이론의 끝에서 경험이 나올 수 있다.
기업인으로 성공하는 데는 따로 정해진 공식이 없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거나, 대학원을 나왔거나, 고등학교부터 미국 교육을 받았거나 하는 것은 이제 한국 사회에서 뜻을 펴는 데 더 이상 큰 차별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영 이론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대학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이며 MBA보다 더 중요한 것도 경험이다. 경험의 끝에서 이론이 나올 수 있고 이론의 끝에서 경험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론보다는 경험을 우선시한다. 실제로 미국의 유수 경영대학원들은 몇 년의 일선 사회 경험을 중요한 입학 요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빌 게이츠는 하버드대학 문을 박차고 나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차렸다. 그 후 그가 경영을 더 배울 필요성을 느껴 상아탑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비즈니스에 대한 이론적인 공부가 성공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빌 게이츠가 증명해 준다.
그 반대로 태어나기를 사업할 재목이 아닌 사람은 대학원 아니라 박사 열 개를 따면서 경영 이론을 섭렵해도 성공하지 못한다. 그런 사람은 그 높이 쌓은 배움으로 학교에 남아 사업할 재목들을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비즈니스는 배움이 아니라 실제다. 즉 배움 플러스 알파다. 알파가 없으면 배움도 소용이 없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하지 않았던가? 남들은 유학에서 배우고 MBA 공식을 좇을지라도 현장에서, 공장에서 직접 부딪치면서 크겠다는 각오로 기업의 문을 두드리는 젊은이가 있다면 나는 그를 환영하겠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이론적인 씨름을 한 젊은이들이 가질 수 없는 현장 경험과 실용 지식이 기업에서는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지식도 경험만 못하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