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에는 파리 시립미술관의 초대를 받아 전시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초대에 앞서 도불기념전(渡佛祈念展) 형식으로 5월 1일부터 8일까지 현대화랑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현대화랑의 국내전도 4년만의 전시여서 많은 사람들이 내 작품의 최근 경향을 관심 있게 봐주었다.
프랑스 정부가 초청한 파리 시립 세르누스키미술관 전시회는 성황이었다. 6월 20일부터 7월 20일까지 한 달 동안 열렸는데 많은 관객이 동원되었다., 초대 일에는 프랑스 문화성 관리와 각 미술관장들 그리고 평론가, 화가 등 사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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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0년 파리 세루누스키 전시장에서 / 왼쪽부터 시립미술관장, 문화성 국장, 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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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측에서도 민병기(閔丙岐) 대사, 장덕상(張德相) 공보관장, 각 신문사 주불특파원, 남관(南寬), 권영우(權寧禹), 백영수(白榮洙), 한묵(韓默), 박성규(朴性圭), 김종하(金鍾夏) 씨 등 많은 재불화가들이 참석하여 잔치기분이었다. 특히 ‘25시’의 작가 게오르규 신부와 저명 중국 화가 자오기 등이 와서 이방인의 전시회를 빛내주었다. 프랑스 문화성에서는 나의 전시작품 중 두 점을 매입했는데, 구매관인 중년 여성이 여려차례 와서 보고 ‘홍매(紅梅)’와 ‘돌’을 택했는데, 그녀는 “이 그림이 참으로 동양적이다”라고 안목을 과시했다.
파리 전시기간 중에 <피가로>지가 아트페이지 톱으로 취급하면서 작품 ‘절규(絶叫)’의 사진을 크게 싣고 동양철학이 담긴 지극히 명상적이고 시적인 그림세계라고 평했다. <비종>이라는 미술 평론지도 한 페이지를 할애해서 원색과 흑백으로 작품 사진을 셋씩이나 싣고, 미술평론가 로베르 베르네(Robert Vrinet) 씨의 평문을 실었다.
나는 전시 기간 중에 스페인과 튀니지를 여행했는데, 마드리드에서는 프라도미술관과 엘 그레코의 집을 보고, 튀니지에서는 아프리카 특유의 진기한 식물들과 유난히 푸른 바다와 이색적인 생활 풍습을 보았다. 현지 주재 우fl 대사관 홍일(洪逸) 대사의 특별한 배려도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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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르누스키 시립미술관 초대전 포스터 (1980년 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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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년은 내 나이 70이 되는 해여서 나의 고희를 기념하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문전>이 열렸다. 1월 17일부터 23일까지 열린 <미대 동문전>에는 박노수(朴魯壽), 박세원(朴世元), 서세욱(徐世鈺), 안동숙(安東淑), 전영화(全榮華), 안상철(安相喆), 이인실(李仁實), 민경갑(閔庚甲), 이열모(李烈模), 장선백(張善栢), 이영찬(李永燦), 송영방(宋榮邦), 정탁영(鄭晫永), 신영상(辛永常), 이규선(李奎鮮), 임송희(林松犧), 이종상(李鍾祥), 정치환(鄭致煥), 김원세(金元世) 등 많은 제자들이 작품을 내서 마음 든든했다.
11월 27일에는 2년동안에 걸쳐 만든 화집(畵集) 출판기념회도 가졌다. 광화문 교보빌딩 5층 강당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이희승(李熙昇), 윤일선(尹日善), 백철(白鐵), 김재원(金載元), 김계숙(金桂淑), 김원룡(金元龍), 김동리(金東里), 조병화(趙炳華), 이순석(李順石), 김기승(金基昇), 김충현(金忠顯), 유경채(柳景埰), 이준(李俊), 김원(金源), 이유태(李惟台), 최순우(崔淳雨), 이경성(李慶成), 송지영(宋志英), 신현확(申鉉碻), 신용호(愼鏞虎), 조병준(趙炳俊), 이가원(李家源), 유달영(柳達永) 씨 등 5백여 명사들이 참석해 축하해준 것은 내 생애의 기쁨이요, 영광이었다.
더욱이 일석 이희승 박사와 백철 선생이 축사까지 해줘서 뜻 깊은 잔치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