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_2 (94회)
  제14장 공직생활2

4) 김명윤 의원의 질문 - 형집행정지자에게 주거제한을 한다 해도 일정한 구역 안에서는 통행의 자유가 인정되는 법인데 윤보선 씨에 대한 주거제한에 있어서는 방문객까지도 못 만나게 하니 이럴 수가 있는가.

답변 - 윤보선 씨에 대한 주거제한은 긴급조치 제2호에 의하여 군법회의에서 결정한 것이며 이것은 대법원만이 풀 수 있다. 법무부소관이 아니다. 형사소송법에 의한 주거제한과는 다르다는 것을 말해둔다. (신민당 의원들.--어리둥절)

5) 김인기 의원의 질문 - 3.1절 행사에 나가려던 이택돈 의원을 경찰이 불법연행 해갔는데 검찰은 어째서 이것을 방치해 두었는가.

답변 - 내무부장관에게 물어보니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의하여 범죄예방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하더라.

6) 박한상 의원의 질문 - 황 장관은 금년의 법무행정지표를 국법질서의 확립으로 정했다고 대통령에게 보고 드렸는데 그러면서도 왜 국법을 지키지 않고 있는가. 그럴 바에는 차라리 장관직에서 물러나라.

답변 - 나는 작년에 장관직에 취임한 이래 오늘까지 정부와 재야세력 사이의 극한적 대립관계를 다소나마 해소시켜 보려고 국법을 그대로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완화정책을 써왔다. 이리하여 대통령에게 건의하여 장준하 씨를 풀어 주었고 김상현. 조윤형, 조연하 씨를 가석방하였으며 작년 말에는 전례없이 3.000명이나 특별 가석방해 주었다. 또 금년 국민투표 운동기간 동안에는 최종일에 경찰관 1명을 구속한 외에는 한 사람도 구속한 일이 없었고, 그리고 2.15조치를 건의해서 구속인사를 모두 석방하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분위기를 개선시켜 보려고 했는데 국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책망을 하시니 앞으로는 이런 완화정책을 쓰지 말고 모든 일을 국법대로 엄하게만 다스려 나가라는 뜻이냐.
 
     
▲ (경향신문 1975. 1. 10.)      
7) 김명윤, 김인기 박한상 의원 질문 - 김상현, 조윤형의원 등이 지난번에 고문당했다고 주장하였는데 법무장관은 왜 고문이 없었다고 거짓말을 하였는가.

답변 - 그 분들은 일반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서 복역 중에 있다가 작년 말에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그 분들이 법정에서 고문 받았음을 말하였더라면 틀림없이 무죄가 되었을 것인데 왜 그 때에는 가만히 있어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하다가 이제 와서 고문을 받았다고 떠들어대는 저의를 알 수 없다.

8) 김명윤 의원 질문 - 황 법무의 국가관을 말하라.

답변 - 질문의 취지는 막연하지만 다음과 같은 셋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1) 국가의 정의를 내리라는 취지의 질문이라면 동서고금의 수많은 학자들 중에서 국가의 정의를 내리는데 성공한 자는 한 사람도 없으니 나 역시 이에 답변할 수가 없다.

2) 일반국가학이 말하는 국가의 목적, 이념 등을 말하라는 취지의 질문이라고 한다면 이에 대해서도 나는 답변할 수가 없소.

3) 오늘의 우리나라 특히 1975년의 대한민국에 있어서 우리가 가져야할 올바른 자세를 묻는 질문이라면 우리는 경제적으로 후진국이기 때문에 빨리 경제 건설을 해야 하고 북괴의 남침기도를 막아내면서 안정과 번영을 유지하여 총화단결로 우리도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내가 법무장관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애국심을 가지고 있는 자라면 어린 학생이라도 다 그렇게 생각할 것이며 김 의원도 이에는 이의가 없을 줄 안다.

9) 송원영 의원의 질문 - 인혁당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 왜 공개재판을 하지 않는가.

답변 -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비판의 자유가 인정되어 있다. 그래서 정부가 잘못하는 것을 사람들은 거침없이 공격하고 있는데 이런 기풍은 더욱 조장되어 나중에는 정부가 잘한 것까지도 비판하게 되었고 정부가 하는 것은 무엇이나 공격대상으로 삼다보니 근년에 와서는 정부가 공산당을 잡는 것까지 나쁘다고 떠들어댈 지경이 되었다.  

▲ 김상현 의원 등의 고문을 따지는 야당 의원들과 답변하는 황산덕 장관의 대정부질문기사 (동아일보 1975. 3.15.)

인혁당 사건의 재판은 공개로 진행되었다. 변호사들은 물론이요 가족들 그리고 외신기자까지 방청하였다. 지나가는 시민까지 모두 끌여 들여 공판정을 꽉 메워야만 공개재판이 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앞으로 인혁당에 관해서 공개재판을 안했다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10) 최형우 의원의 질문 - 김상현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고문당했다고 말하였다. 황 법무는 과연 그것을 조사하였는가.

답변 - 조사한 일이 있다. 그러나 그들의 고문주장이 법원에 의하여 받아들여진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 8대 의원들이 고문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나는 아는 바가 없다. 내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하기 약 2년 전에 있은 일이기 때문에 모른다는 것이 아니라 계엄 하에서 군수사기관이 취급한 일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의 권한 밖의 일이라서 말할 처지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날에 있었던 신민당 의원들과의 공방전을 통하여 나는 그들이 국사보다는 오직 인기 전술에만 급급하고 있음을 뼈속 깊이 느낄 수가 있었다. 나의 답변에 대하여 청와대는 합격점을 내리기는 한 모양이지만 그러나 이때에 내가 받은 국회의원들에 대한 실망은 대단한 것이었다.

어떠한 일이 있을지라도 국회의원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결심을 하였다. 그리고 이 결심은 오늘에 이르기까지도 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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