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취미를 붙이다 (102회)
  제15장 공직생활3

5월 26일 실존철학자 하이덱거(Heidegger)가 독일에서 죽었다.
5월 28일 나의 저서 막스 베버가 서문문고에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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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대통령도 상처하셨고 국회의장 정일권 씨도 상처하였으며 나도 또한 상처한 몸이었다. 동시에 이 세 사람은 모두 정사생(1917년생)으로 동갑이었다. 정부요직에 있는 동갑나기 세 사람이 모두 마누라를 잃은 상태였다.

하루는 청와대 서재에서 나는 대통령과 단 둘이서 마주 앉게 되었다. 대통령은 웃으면서 나에게 말하였다.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안다는 말이 있는데 법무장관은 요새 어떻게 지내시오?

나는 별생각 없이 “퇴근하고 돌아가면 애들과 어울리는 것이 나의 유일한 재미입니다. 아들 딸 다섯이 있는데 이 애들은 모두 서울대학교를 나와서 지금 잘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대통령은 흥미 없다는 듯이 침묵을 지켰다.

동시에 나는 괜히 자식 자랑을 했나 싶어 속으로 미안하였다. 법무장관은 인생의 멋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대통령은 실망했을는지도 모를 일이다. 약삭빠른 사람이라면 이렇게 둔하게 처신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수십 년 동안 일요일이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근교의 산에 올랐다. 전문적인 산악인은 아니었지만 그러나 부부가 함께하는 당일 산행은 무척 좋아 하였으며 동시에 이것은 나의 건강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되어왔다. 그러나 아내가 먼저 가버린 다음부터는 산행을 별로 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운동부족으로 몸은 비대해져만 갔다.

그러던 차에 6월5일(토요일) 이봉국 군이 장관실로 전화를 걸어왔다. 점심이나 함께 하자는 것이다. 약속 장소에 가보니 딸들도 와 있었다. 점심 후에 딸들은 집으로 돌려보내고 이 군의 요청에 따라 북악스카이웨이로 드라이브를 하였다.
 
거기에는 골프연습장이 하나 있는데 마침 토요일 오후라 많은 사람들이 와서 골프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있는 동안 이 군이 사무실에 가서 한 달분의 회원권을 사 가지고 왔다. 그리고 이 군은 골프채 한 세트를 집으로 보냈다. 이리하여 나는 골프 연습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선의 영향을 받아 골프에 대한 선입견은 좋지 않았지만 이군이 레슨비까지 포함하여 7만 5천원이나 들여 회원권을 사 주었으므로 1개월 동안만 연습해 보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매일 퇴근길에 스카이웨이를 돌아오면서 골프연습을 계속하였고 한 달 후에는 내가 돈을 내어 다시 1개월분의 회원권을 사서 연습을 계속하였다.

지금까지 품고 있던 골프에 대한 오해는 사라지고 이 운동에 대한 재미가 붙기 시작한 것이다. 최금천 프로가 열심히 지도하여 나의 골프 실력도 많이 좋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김종경 차관이 이 연습장에 나왔다가 나를 발견하였다. 그는 매우 반기면서 “국회가 열리면 행정부측과 국회 상임위원측이 친선 골프대회를 가지는 것이 상례였는데 지금까지 내가 골프를 치지 않아 74년과 75년의 정기국회를 그대로 넘겼는데 이제 내가 골프를 시작했으니 금년 정기국회 때에는 친선 골프대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김 차관은 내가 골프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법무부 사람들에게 알렸고 그리고 법무부 간부들과 함께 9월 26일(일요일)에 경기도 여주골프장에 나가 골프를 쳤다. 이것은 내가 처음으로 골프장에 나가 골프를 친 것이었고 이날 나의 성적은 112였다. 다음에 10월 17일에는 안양에 나가 골프를 쳤는데 이 날의 성적은 103이었다. 이것은 나의 두 번째 골프였다.

그리고 10월 24일에 국회 법사위 사람들과 법무부의 친선 골프대회가 안양에서 있었는데 나의 이 세 번 째 골프에서 나는 핸디 97이라는 성적을 올렸다. 그 후부터 나는 골프광이 되었고 이리하여 일요일이면 번번이 골프장에 나갔다. 그리고 이처럼 좋은 운동을 영준에게도 권장하기 위하여 미8군에 부탁하여 골프채 한 세트를 구해 주었다.

그 후 11월 28일 전날 눈이 와서 골프장에 눈이 잔뜩 쌓인 날 등산 멤버들과 함께 영준을 데리고 여주에 나가 골프를 쳤다. 이것은 영준의 첫 번째 골프가 된다. 그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는 자주 영준을 데리고 골프를 치고 있으며 그동안 나와 함께 등산하던 사람들도 전부 골프로 취미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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