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에 즈음하여
  제0장 [프롤로그]

내가 평생을 두고 살아오면서
보고 들은 것 들을 여기에 적어 둔다.
외부에 발표하기 위한 것은 아니고,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1981년 9월 18일부터 잡아 두었던 초안을 토대로 하여
1986년 12월 10일 부터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름 하여 <석우 회고록> 이라 한다.

- 회고록을 집필하며 황산덕 선생이 남긴 말 - 
 

 
선친 회고록을 복간하며
 
선친께서 이 회고록을 쓰신 것은 1987년 도였다. 회고록의 서두에서도 밝히신바와 같이 이 책의 내용은 선친의 과거사와 우리 집안에 있었던 사소한 일들을 망라하여 기록한 것으로 이것을 출판하기 보다는 장손인 윤상 군을 통해 집안에 남기기를 원하셨던 것이다. 그리고 이와 유사한 내용의 회고록을 이미 1982년도에 주간 매경을 통하여 <원로교우기>라는 제목으로 연재, 발간하셨고, 또 선친께서 타계하신 후 1991년에도 유고집 <법과 사회와 국가>를 편찬하면서 그 속에 원로교우기를 다시 한 번 수록한바 있기 때문에 지금의 이 회고록이 과거와 달리 새롭게 밝힐 만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 후손들이 선친을 위해 만들어 낸 것 중에서 선친의 과거사를 회고하고 그분의 학문세계, 사상, 철학 등을 총망라해서 엿볼 수 있는 자료를 꼽으라면 역시 유고집이라고 할 수 있다. 선친의 유고집은 작고하시고 2년 후에 선친의 친지와 동료분들의 격려와 도움 덕분에 발간되었다. 수록된 내용들을 보면 원로교우기, 박사학위 논문 및 학술논문, 자유부인 논쟁, 필화사건 사설 및 각종 매체에 기고된 논문 등을 총집합하여 편집, 출판한 것으로 그 당시 선친의 친우였던 이항녕, 이한기, 한태연, 신형식, 이해원 제씨와 제자분인 김기춘, 심헌섭씨 등이 편집위원이 되어 책 발간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또한 2013년도에는 서울법대 역사관에서 <취현 황산덕의 법학세계>라는 개인 전시회를 열어 선친께서 그동안 소장하고 있었던 법률서적, 국내외 훈장 및 임명장, 개인 소장품들을 한데모아 3개월 동안 전시하였고 자료 전시가 끝난 후 전시품목 전부를 서울대에 기증하여 영구 전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탄생 100주년을 맞아 또다시 선친을 기념하는 일대기를 제작하려고 보니 특별히 내놓을 만한 자료도 부족하였다. 그런데다가 작고하신지도 이미 28년이란 세월이 흘러 빛바랜 면도 없지 않으며 또 선친과 친분을 가졌던 분들도 대부분 돌아가셨기 때문에 제대로 된 기념행사를 준비하기에는 모든 여건상 부족한 면이 많았다. 다행이 선친께서 남겨 놓으신 글 중에서 햇빛을 보지 못한 채 보관하고 있던 회고록을 찾아내었다. 일기 식으로 쓴 책자로서 자손들에게 전하라고 남기신 글이 있어 기왕이면 이것을 책으로 출간해서 100주년 기념행사에도 사용하고 다음에 자손들에게 남기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회고록의 내용은 년도 별로 있었던 주요한 사실,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일지 비슷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또 너무 사사로운 개인사들이나 집안내부의 세세한 사연까지 표현되어 있어서 식구가 아닌 분이 읽기에는 좀 따분하고 적합지 않을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전체의 내용이 잔잔한 이야기꺼리 처럼 옛 일기를 엿보는 것 같아 읽기가 쉽고 그런대로 재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며 제풀에 위안을 해 본다.

회고록 편집을 하는 중 우리 집안의 본관인 해주 황 씨에 대한 한 가지 미심한 점이 생겼기 때문에 황씨 본관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감행하였다. 그 결과 황 씨 문중에 대한 새로운 감동적인 사실들을 알게 되었고 이어서 우리 본관의 뿌리를 새롭게 찾아내는 경사스러운 행운도 얻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 회고록의 발간 성격을 복합적으로 하여 하나는 탄생 100주년 기념 책자로 사용하면서 또 하나는 황 씨 집안의 족보를 함께 수록한 가계보로서의 역할까지 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발상에 대하여 집안 식구들도 환영하리라 믿으며 무엇보다도 탄생 100주년을 맞는 동갑내기 두 분 부모님이 계셨더라면 더 없이 기뻐하셨으리라 생각하며 마음을 놓아본다.

이번에 선친의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와 이 책을 발간하는데 많은 격려와 도움을 주신 안동일 선배님, 오윤덕, 김덕형 동문 그리고 최종고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책의 편집을 위해 많은 애를 쓰신 영채 누님과 따님들 그리고 출판에 힘써주신 한동문화사 황문식 대표께도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아들 황영준 합장
 
편집자註 / 이 회고록은 2017년 10월 18일 황산덕 선생 탄신 100주년을 맞아 복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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