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 모세의 발자취를 따라서_2 (67회)
  제9장 강단에 서고 세상 견문도 넓히고

모세가 바위를 칠 때 물이 용솟음쳤다는 모세계곡에 갔다. 모세계곡은 연노란색으로 변해가는 빨간색과 보라색의 암맥을 가진 사암(砂岩)절벽으로 둘러싸였다. 이 때문에 페트라를 빨간 장미빛 도시라고 불렀다.

페트라를 거쳐 요르단의 수도 암만으로 가는 길에 십자군의 요새지 카락성을 둘러보았다. 봉건시대 십자군들이 중동 회교국가를 공격하면서 쌓은 카락성 요새는 현대적인 시각에서 볼 때도 과학적인 요소를 다 갖추고 있었다.

암만을 지나 요단강변에서 예수님이 세례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던 현장에 도착했다. 여리고 평지를 지나는 요단강변이었다. 이곳은 요르단과 이스라엘이 국경을 접하고 있어 일반 순례객이 접근하기에 어려운 곳이다. 우리가 갔을 때는 양국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현장에 도착해서 야외에서 예배를 보았다.

요단강은 조그마한 개울과 같았다. 강폭이 8~15m로 좁은 편이나 고대에는 매우 크고 자주 범람을 했다고 한다. 특히 모세의 뒤를 이어 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의 출애급 행렬이 요단강을 건너던 때는 큰 강이었다는 것을 성경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는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수자원인 갈릴리의 하구에 수문을 건설하여 요단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물을 통제하기 때문에 요단강의 모습이 볼품없게 변하여 순례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요단강변 예수님 세례터에서의 우리 일행 예배

이스라엘로 들어가니 마사다 요새가 나왔다. 이스라엘 사관학교 생도들이 졸업식을 이곳에서 한다고 했다. 이스라엘 민족이 로마군의 공격에 끝까지 저항하다가 960명이 모두 자결을 했다는 곳이다. 천연적인 지형에다가 정교한 작업을 한 요새이다. 이스라엘의 안보현장이기 때문에 내가 대표기도를 하면서 우리 일행은 함께 예배를 보았다.

여리고, 벳산, 갈릴리호수, 사해 모두 평소 내가 보고 싶었던 장소를 순례했다. 예수님이 사역을 하던 갈릴리(Galilee)호수는 바다와 같았다. 이 호수는 베드로가 고기를 잡던 곳으로서 그가 살던 집터도 해변에서 볼 수 있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시던 들판도 바로 호수 북쪽연안이었으며 유명한 산상보훈의 설교도 이곳 언덕 위에서 하였다.

예수님 당시의 갈릴리 호수연안은 중요한 교통의 요지이면서 아름다운 경치와 기름진 옥토를 갖고 있어서 주변에는 인구가 매우 많았다고 한다. 우리가 갈 때 바나나, 목화, 오렌지, 올리브 등 갖가지 농산물이 풍부하게 재배되고 있었다. 갈릴리 호수의 물은 전 이스라엘 땅의 음료수는 물론 농업용수와 공업용수까지 충당하고 있는 생명의 물이 되고 있다. 호수에서 처음 시작되는 송수관은 큰 자동차가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크지만 점차 가늘어지면서 흡사 사람 몸의 혈관처럼 이리 저리 연결되어 전 이스라엘 국토를 적셔주고 있다.
 
예수님시대 이스라엘에 파견되어 유대인들을 통치하던 로마 총독의 관저가 있던 가이사랴에 갔다. 지중해에 있는 가이사랴에서 진눈개비와 함께 내리는 강한 폭풍우를 만났다. 추운 겨울에 강한 바람이 불어 산더미 같이 일어나는 파도를 바라보며 2000년 전에 선교를 위해 지중해를 항해하던 바울의 조각배가 어떤 상태이었겠는가 하고 생각에 잠겨보았다.
 
갈릴리 호수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니 눈이 많이 왔다. 이스라엘에서 눈이 이렇게 오는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유대인과 팔레스타인들이 함께 살고 있으면서 오랫동안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예루살렘도 동서로 나누어져서 서쪽는 이스라엘, 동쪽은 팔레스타인 지역이다. 서구사람들은 치안상태가 좋지 않은 동 예루살렘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일행은 일부러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팔레스타인지역, 동 예루살렘에 호텔을 정했다. 한가한 팔레스타인 호텔에 들어가니 직원들이 현관까지 나와서 친절하게 맞이해 주었다. 민족과 종교간의 대립에 의하여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현장을 보면서 이 지역에도 하루 빨리 평화가 정착되기를 기도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짊어지고 올라가신 골고다 길을 따라 올라갔다. 골고다로 오르는 골목골목에는 교회가 세워져 있다. 십자가가 무거워 쉬어가던 길목마다 교회를 세워놓은 것이다. 길 양 옆에는 조잡한 팔레스타인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곳은 팔레스타인 지역이라 가난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순례객들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서 허름한 좌판을 설치해 놓은 것이다. 물건을 사라고 따라오는 팔레스타인 아이들을 뒤로 하고 눈이 쌓인 골고다 언덕길을 올랐다.

통곡의 벽에서는 악천후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유대인들이 찾아와 참배를 하고 있었다. 솔로몬 왕은 예루살렘에 장엄하고 아름다운 성전을 세웠다. 그 후 성전은 전쟁으로 파괴되었으나 성전 서쪽에 옹벽 일부가 남아있다.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로마군은 예루살렘을 공격하여 많은 유대인을 죽였다. 이 같은 비극을 지켜본 성벽은 밤이 되면 통탄의 눈물을 흘렸다고 하여 통곡의 벽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돌아오는 항공기는 텔아비브 국제공항에서 타게 되어 있었다. 예루살렘에서 텔아비브 국제공항까지 가는 데는 고속도로로 멀지 않은 거리였다. 사상 처음으로 내린 눈 때문에 교통이 통제된다고 하여 새벽 1시에 호텔을 나와 텔아비브 공항으로 가는데 걸어서 가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았다. 그런데도 빨리 출발한 덕분에 예상보다는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공항 대기실에서 오랜 시간 새우잠을 자고 난 후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성지순례 / 모세의 발자취를 따라서_1 (6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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