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리더십을 강의해온 필자로서 영원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지도자의 덕목을 생략한 채 넘어갈 수 없다. 일생을 통하여 겪었던 멸사봉공의 리더십에 대한 필자의 체험적 이론을 정리해서 이 책의 결론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리더십은 인간사회가 형성된 이래 계속적으로 논의되고 연구되어 온 학문적인 영역이다. 훌륭한 리더십은 부하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지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움직이게 하는 한가지 기술이며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참된 리더십은 하급자의 자발적인 복종이 따를 때 가능해 짐으로 지도자는 리더십배양을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군자(君者)는 대도지행(大道之行)이라고 했듯이 지도자는 항상 떳떳하고 당당한 큰길을 걸어야 한다. 인간은 감정과 의지의 두 가지 길에 당면하게 되는데 감정을 억제하고 의지를 굳게 가졌을 때 군자의 길을 갈수 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안일한 욕망을 추구하고자 하는 본능이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원초적인 본능과 싸워서 이길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지도자로서 1단계로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리더십은 스스로 속이지 말고, 남을 사랑하면서 자신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수양에서 나오는 것이다.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집단의 의식구조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이에 대한 방책을 찾아보는 것이 리더십의 요체이다. 따라서 그동안 나의 실무적인 경험에 의한 리더십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본다.
첫째, 비전을 가져야 한다. 비전을 정했으면 그 비전을 구체화 시킬 수 있어야 한다. 비전이 없는 리더는 리더가 아니다. 단지 관리자일 뿐이다. 관리자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지만, 지도자는 현실에 도전한다. 관리자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지만, 지도자는 장기적으로 먼 곳까지 내다본다. 관리자는 ‘언제, 어떻게’를 문제 삼을 뿐이지만, 지도자는 ‘무엇을, 왜’ 하는가를 문제 삼는다.
사람들은 관리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끌어 주기를 원한다. 세계적인 관리자란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그러나 세계적인 지도자란 말은 있다. 정치지도자, 군사지도자, 종교지도자, 기업계지도자 등이다. 그들은 리더한다. 따라서 리더를 하기 위해서는 비전이 필요하며 리더와 관리의 차이는 비전이 있느냐 없느냐에 있는 것이다.
둘째, 하급자에게 모범을 보여라.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듯이 리더십의 요결은 무엇보다 솔선수범에 있다. 지도자는 항상 어항 속에 들어있는 금붕어와 같이 모든 사람들이 주시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쓰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성공적인 지도자의 조직원을 보면 모든 것을 상급자와 닮아 가려고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화목소리를 들으면 그 부하들의 목소리가 상급자와 유사한 것을 느낄 수 있으며 걸음걸이나 행동양식도 상급자와 닮아 가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는 투명한 생활을 습성화 하면서 하급자에게 모범된 언어와 행동을 보이도록 해야 한다.
항상 아랫사람 위주로 조직을 관리하고 부하를 위하여 헌신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도자가 그 조직을 위하여 희생하고 헌신하며 온몸을 바쳐 소속된 집단을 위해 일한다는 인상을 줄 때 그 조직원도 주인정신을 가지고 자기가 소속된 집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부하들은 좋은 집단에 소속되기를 원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지도자는 그 조직의 명예와 전통을 계승하도록 하고 전 요원을 다 소중히 생각하고 아무리 작은 일일지라도 최선을 다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리더는 아랫사람으로부터의 존경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그들의 마음속에 자기 일을 성공시키고 싶어 하는 의욕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신뢰는 자기개인의 행동에 대한 높은 규범과 통제를 엄수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면 신뢰를 상실한다.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한다. 그래야만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믿고 따르게 되는 것이다. “자네가 했으니 자네가 책임져. 난 몰라” 하는 식으로 꽁무니를 빼면 난처해진다. 그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없어져서 일은 일대로 안 되고 다음부터는 윗사람 대접도 못 받게 된다. 따라서 지도자는 하급자에게 솔선수범하고 모범을 보일 때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셋째, 감정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지도자는 화를 내어서는 아니 된다. 화를 내는 것은 리더십의 적이다. 부하의 가치관을 존중하고, 의욕을 고취시켜야지 화를 내서 의기를 상실시키면 아니 된다. 속으로 울고 겉으로 웃어라. 마음속으로 감정을 조절해야 한다. 즐거움을 외부로 발산하지 말라. 우둔한 자는 큰 소리로 웃고 현명한 자는 혼자서 웃는다.
상대가 완전하게 못했다고 화내지 말라. 사람마다 개성과 가치관이 다르다. 사람은 장점과 단점이 있으며, 단점을 좋게 보는 상관이 있는가 하면 장점이 단점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다. 자기주장이 관철되지 않았을 때 불만을 나타내지 말라. 불만의 표시는 마음이 유치한 증거이다.
인내하고 극기하는 능력을 구비해야 하고, 말이나 행동은 심사숙고한 후에 해야 한다. “말은 당신의 노예이지만 일단 입 밖으로 나오게 되면 당신의 주인이 된다.” 라는 탈무드의 말과 같이 감정대로 말을 함부로 하지 말고 신중을 기해서 말을 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전쟁 직후 군 조직이 팽창되면서 젊은 장군들이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데도 상위직위에 보직되면서 훌륭히 부대를 지휘했다. 그것은 말을 최소화함으로써 권위를 세웠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참모가 결재를 받으러 오면 내용을 잘 모르는 경우에는 고개만 끄덕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서 결재를 함으로써 침묵에 의한 지휘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인내하여야 할 상황에서 참지 못하고 감정적인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도자가 하급자에게 생각나는 대로 앞뒤를 가리지 않고 말을 함으로써 하급자에게 상처를 주고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때로는 하급자로 하여금 사기를 꺾어 일의 능률을 저해시키는 경우도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