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에서 마찰이 일어나는 것도 지도자의 인내심이 부족한 것에서 기인되는 것이다. 한번은 내가 회의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기 위해 차를 찾았는데 운전병이 없었다. 바로 부대로 전화를 걸어 운전병이 없다고 하여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화를 냄으로써 부대의 분위기가 험악했던 일이 있었다. 초급 지휘관 시절에는 화를 많이 내어야 만 권위가 서고 지휘의도가 즉각 침투된다고 착각했던 것이다.
화내는 것과 지적하는 것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성을 버럭 내고 욕을 하는 상급자가 의외로 많다. 욕은 아니라도 큰 소리로 야단치기도 한다. 반감만 사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말과 행동을 감정대로 하지 말고 심사숙고해서 감정의 균형을 유지한 가운데 지도를 해야만 부하들이 존경심을 가지고 스스로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넷째, 부하를 알고 능력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하급자를 이해하고 그를 깊이 있게 알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하급자들의 이름, 가족사항, 고향 등을 파악하고 있다가 직접 대화를 할 때 사용하면 놀라울 정도로 하급자는 상급자를 존경하게 되며 자기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확신과 함께 충성을 다하게 된다.
하급자를 지휘할 때도 능력에 따라 임무를 부여해야 한다. 100일도 되지 않은 신병에게 100Km 행군을 시킨다든가, 고참들만이 할 수 있는 큰 능력을 요구하게 되면 무리가 생겨 결국 파멸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가 있게 된다.
도망갈 구멍을 남겨두면서 나무라야 한다. 핑계를 대면 모르는 척하고 넘어가야 한다. 난감해 하면 토닥거려 주라. 몰라서 일을 제대로 못했다면 가르쳐 주라. 사람이란 막다른 골목에 이르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대들어 폭행하는 수도 있고 자살하는 수도 있다.
자신의 실패담을 한 예로 들려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때 내가 만일 이런 저런 방법으로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지금은 후회가 되네……” 하는 식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김 과장은 자네하고 동기지! 가서 그에게 좀 배워!” 한다거나 “김 과장은 잘하는데 자네는 어째서…” 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자존심을 몹시 상하게 할 뿐이다. 지적한 것으로 끝내지 말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어야 한다.
잘못된 행위 자체를 지적해야 한다. 인격이나 인간성을 들먹이는 말은 자존심을 건드려 반감만 사고 주눅 들게 해서 역효과가 난다. “이렇게 해 놓고 어떻게 중령이 되었어?” “당장 계급장을 떼어!” “이것도 공문이라고 해가지고 왔나?” 라고 꾸중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문제만 만들게 된다. 그 보다는 “이 부분이 좀 모호하게 됐구먼! 이런 방향으로 고쳐보면 어떻겠어?” 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해 주는 것이 아랫사람에게 스스로 잘 못을 느끼고 책임감을 가지고 용기를 내어 일을 처리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비리가 있을 때는 주저 말고 이런 저런 말이 들리는데 앞으로 그런 말이 다시 들리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분명히 말해 주라. 그렇게 하고도 계속 비리가 있으면 단호히 조치해야 한다. 하급자를 잘 파악하고 그의 능력에 따라 임무를 부여할 때 조직의 능률도 오른다는 것을 명심하고 부하를 알고 능력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다섯째, 하급자에게 약점을 보이지 말라. 초등학교 학생이 존경하는 선생님이 화장실에서 나오는 장면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인간은 자기가 존경하고 따르고자 하는 상급자의 약점을 보게 되면 크게 실망하게 된다.
따라서 지도자는 강점은 부각시키고, 약점은 최소화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폴레옹은 키가 작은 것을 나타내지 않게 하기 위하여 항상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다녔다고 한다. 지도자는 자기를 따르는 부하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섯째, 조직계통을 통해 지시하고 신상필벌을 해야 한다. 조직을 무시하는 처사나 명령하달을 해서는 아니 된다. 부득이 차차 하급자에게 지시를 했을 경우 차후에 차 하급자에게 그 지시 사실을 통보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하 간에 신뢰를 구축할 수 있고, 조직의 명령계통에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 처장이 계장에게 직접 지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을 지라도 차후에 이를 과장에게 통보해 줌으로써 처장과 과장간의 신뢰를 더욱 굳게 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것이다.
신상필벌을 잘 해야 한다. 잘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못한 사람은 벌을 주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부하를 칭찬하고,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책임추궁을 하고 질책을 해야 한다. 즉, 칭찬은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하는 것이 좋으나 질책은 단둘이만 있는 곳에서 하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 앞에서 지적해주면 자존심이 상하고 침착성을 잃고 반성보다는 반발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곱째, 자기 자신을 계발해야 한다. 완전한 인간은 없다. 지도자 또한 무엇인가 부족한 점이 있다. 따라서 지도자는 부하를 지도하고 참모를 계발하기에 앞서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과 수양이 필요하다.
자신을 올바르게 다듬지 않고 부하를 바르게 지도할 수 없다. 자신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루 1시간씩 다른 사람들보다 더 활동을 하면 10년이면 3,650시간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살게 된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라고 윌리암 제임스가 말했듯이 지도자는 항상 바른 사고와 행동을 습관화함으로써 자기의 인품과 자질을 함양해야 한다.
지도자는 도덕성과 인품, 및 윤리와 지혜를 쌓기 위하여 극기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극기는 자기 자신과 싸워 이기는 것으로써 이는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안일하고 싶어하고 향락을 추구하며 각종 유혹에 도전을 받고 있다. 이러한 내면적인 적과 싸워 이기는 극기력이야 말로 지도자의 도를 함양하는 첩경이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