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학교 박사과정을 공부하면서 청주대학교 객원교수로 출강하여 강의도 병행했다. 배운 것을 바로 강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객원교수제도는 국가기관, 산업체, 연구기관의 고위 정책관리자 및 경영자 등 유능한 전문경력자가 재직기간 동안 축적한 전문경험과 지식을 후진에게 전수하기 위해 과학재단에서 시행하는 것이었다. 나의 경우 사회과학 영역인 외교․안보․국제정치 분야에 대한 체험을 학생들에게 교육함으로 대학교육의 내실화를 도모하는데 기여할 수 있었다.
객원교수에게는 과학기술부에서 교육활동에 소요되는 교재연구비, 교통비, 자료수집비, 연구활동비 등을 포함하는 충분한 연구장려금(Re- search grant)이 지급되었다. 해당학교에서도 기타 지원을 함으로써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현역 못지 않는 혜택이 되었다.
전에는 장군으로 전역을 하면 국영기업체 사장이나 외국에 나가 대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국가경영체제가 선진화되면서 그러한 제도는 없어지는 대신 객원교수제도가 신설되었던 것이다.
청주대학교에서 내가 맡은 분야는 정치외교학이었다. 강의과목으로는 현대정치사상, 국제정치와 한국, 남북한 정치의 이해, 북한학, 전쟁사, 리더십 등이었다. 이러한 과목을 이론뿐 아니라 실제경험을 토대로 한 흥미 있는 강의를 함으로써 교양과목인 경우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했다. 수강신청인원이 초과하여 추가로 받아달라는 학생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학생들에게 현장교육도 병행하였다. 정치 외교학 전공학생들을 데리고 국회, 정부기관, 청와대, 판문점 등을 다니면서 현장에서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고학년 위주로 현장교육을 실시하였는데 함께 외부에 나가 숙식을 하면서 연구를 하는 가운데 사제간의 정이 더욱 깊어졌다. 정치외교학과 주임교수인 양병기 교수의 친절한 안내로 신임교수인 나의 위상이 한층 격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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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대학교 정외과 학생들 현장교육(앞에 코트 입고 서 있는 사람이 필자와 양병기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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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외에도 대학원, 평생교육원, 지방단체 등에 특강을 하면서 나의 강의는 절정에 달했다. 명강의라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퍼져 사방에서 초빙하는 경우가 많았다. 객원교수의 임기는 3년간이었다. 청주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서 임기가 끝난 후에도 학생들의 강의요청이 쇄도했다. 특히 정치외교학 박사학위까지 구비한 상태에서 학생들에 대한 나의 강의 인기는 점점 더 올라가고 있었다.
강의를 하면서 연구활동도 활발히 했다. 나의 논문이 학회지에 게재되고 각종세미나에서 발표자로 초청을 받았다. 특히 한국정치학회와 국제정치학회 등에서는 외교, 안보와 관련된 세미나가 있을 시에 나에게 발표자 또는 토론자로 나와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월간조선 같은 간행물에는 특집으로 나의 논문이 발표되고, KBS, MBC 등 각 매스컴에서도 출연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국회에서도 나를 초청하여 많은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주제발표를 하면서 바쁜 일정을 보냈다.
학생들의 집요한 강의요청으로 과학재단에서 주관하는 객원교수 임기가 끝난 후 청주대학교와 별도 계약을 맺고 계속해서 강의를 했다. 현역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쁘고 보람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제37사단장으로 인연을 맺은 청주가 나의 제2고향이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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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정당 정책토론회 주제발표를 하고 나서(왼쪽에서 세 번째가 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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