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개조기 기초군사훈련_1 (17화)
  제3장 불멸의 화랑혼

“따 따 다 ~ 따 따 다 ~ 따따따따 ~ 따 따 다~”
“3분 이내 선착순으로 집합!”
“하나! 둘! 셋!……”
“3번 이하는 저 멀리 있는 독립수를 돌아서 선착순으로 다시 집합!!”
“귀관은 군화끈도 제대로 매지 않았군!”
“철모는 어디로 갔어?”
 
▲ 육사입교

06:00시 정각! 아직 창밖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컴컴한데, 단잠을 깨우는 힘찬 기상나팔소리와 함께 호랑이 같은 지도생도들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가입교와 동시에 기초군사훈련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기초군사훈련을 Beast Training이라고 했다. 사람대우가 아니라 동물취급을 하는 훈련이란 뜻이다. 가입교를 한 후 머리를 짧게 깎고 난생 처음 입어보는 군복과 함께 M1소총을 지급받았다. 아직 군화끈도 제대로 맬 줄 모르는 풋내기들의 선착순 군대생활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모든 행동은 선착순으로 시작하여 선착순으로 끝이 났다. 선착순이란 전원이 지정된 목표까지 달려갔다가 돌아오는데 1등부터 선착순으로 짜른다. 뒤에 짤린 사람은 또 다른 목표를 정하여 뛰도록 했다. 힘껏 달리지 않아 선착이 되지못하면 계속해서 다시 뛰게 하여 마지막 1명이 될 때까지 선착순으로 달리게 하는 것이다. 선착순 달리기에 혼이 빠진 생도들은 가쁜 숨을 헐떡거리며 애국가 4절까지와 사관생도의 신조를 큰 소리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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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교는 정식입교를 하기 전에 1개월간 사관생도로써 갖추어야할 기본자세를 가르치는 기초군사훈련기간이다. 육체적 및 정신적으로 속세의 물을 빼고 사관생도로 인간개조를 하는 것이다. 정규사관생도로서의 자세와 내무생활, 군대예절, 기초적인 군인자세를 주입시키기 때문에 낙오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기간이다. 4학년 중에서 선발된 지도생도들이 가입교한 병아리 생도들에게 기초군사훈련을 시켰다. 훈련을 맡은 지도생도들은 우리들에게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던 것이다.

“귀관은 3중대, 2소대, 1분대야!”

앞으로 소속될 부대편성을 부여 받았다. 이 소속은 사관생도생활을 하면서 함께 자고 먹고 뛰는 공동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사관생도는 직각보행, 직각식사를 해야 한다. 아무리 시간이 없다 하여도 곡선보행은 허용되지 않는다.

직각식사를 하니 숙달되지 않은 신입생이 밥이나 국물을 흘리는 경우가 있었다. 이렇게 되면 단체 기합을 받았다. 어느 한 생도가 잘 못한 일이 있으면 전체가 기합을 받도록 함으로써 단체의식을 주입시키는 것이었다. 하루 선착순 생활을 하고 나면 배가 고팠다. 아무리 먹어도 금방 배가 꺼졌다. 이 시기에는 강철을 먹어도 소화를 시킬 수 있을 정도로 식욕이 왕성했다.

한번은 식사시간에 감사기도를 하는 사이에 K생도가 옆에 앉은 P생도의 밥을 한 스푼 들어서 자기 밥그릇에 갖다 놓았다. 감사의 기도를 마치고 눈을 떠보니 자기 밥 한 스푼이 없어진 것을 발견한 P생도는 K생도와 싸움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전체가 식사도 하지 못하고 연병장에 집합해서 하루 종일 선착순 기합을 받았다.
 
▲ 나의 3중대원들
 
또 한 번은 반찬 그릇에 깍두기 한 알이 남았는데 M생도와 C생도가 동시에 그 깍두기를 포크로 찍었다. 서로 자기 것이라고 우기다가 싸움이 벌어졌다. 이때도 식사를 하지 못하고 우리 전체는 단체기합을 받아야만 했다. Beast Training 기간은 육체뿐 아니라 마음도 동물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밤 10시가 되면 일석점호를 취한다. 점호를 받기 위해서는 관물을 정리하고 청소를 깨끗이 해야 한다. 만약 점호시간에 총 손질이 잘못되든가 먼지 하나라도 발견이 되면 밤새도록 기합을 받게 된다. 점호란 사람과 관물이 모두 제자리에 있는지 그리고 모든 관물이 사용 가능한 상태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차려 자세로 침상 가장자리에 서 있으면 4학년 지도생도가 앞으로 왔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방안이 떠나갈 듯한 큰 소리로 관등성명을 복창했다.

“귀관?‘
“네! 2698번! 김말득 생도.”
“귀관?”
“네! 2722번! 권대포 생도.”
“귀관은?”
“네! 2743번! 윤중령 생도.”
“자네는 나보다 계급이 높은 중령이구만…….”

특이한 이름과 지도생도의 농담 섞인 말에 모두들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어느 한 생도가 웃음을 터뜨리게 되니 모두가 따라서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로 인하여 모두가 완전군장으로 차가운 연못에 얼음을 깨고 들어가 밤새도록 단체기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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