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개조기 기초군사훈련_2 (18화)
  제3장 불멸의 화랑혼

일석점호가 끝나고 하루 생활을 반성하면서 일기를 썼다. 일기 쓰는 시간도 제한되어 연필을 들고 하루 생활을 구상하다 보면 “동작 그만!” 이라는 호령이 떨어졌다. 모든 것이 기계적으로 돌아가는 인간개조생활이다 보니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이러한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탈영을 하는 생도들이 있었다. 철조망을 넘어 도망을 가는 생도들은 헌병에게 잡혀 와서 퇴교를 당했다.

번개같이 지나가는 하루 생활이 끝나고 취침 나팔소리와 함께 천근같은 무거운 몸을 침대에 밀어 넣었다. 조용한 태릉골에서 들려오는 개 짓는 소리가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변하여 더욱 가슴을 에이게 했다. 철길에서 들려오는 기적소리가 조용한 밤하늘을 가로 질렀다. 저 기차를 타면 고향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눈물을 글썽이면서 꿈속으로 들어갔다.

주말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할 때는 하고 놀 때는 논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주일에는 학교 내에 위치한 교회, 성당, 사찰에도 갈 수 있게 했다. 면회는 금지되었지만 회식은 가능하기 때문에 단체로 빵과 음료수 등을 구입해서 먹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곰보빵과 팥빵 그리고 새알콩이 그렇게 맛있는 줄 몰랐다. 산더미 같이 쌓아놓은 빵이 어느 사이에 다 없어지고 마는 것이었다. 한번은 빵을 나누어 주는 당번생도가 다른 생도의 새알콩 하나를 입에 슬쩍 넣어버렸다. 이것이 들통이 나서 지도생도에게 휴일 내내 단체기합을 받았다.

1963년 2월 26일 육사 제19기 선배들의 졸업식이 있었다. 화랑연병장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졸업식을 거행하는데 눈보라가 휘날리는 무척 추운 날씨였다. 우리 가입교생들도 그동안 받은 훈련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전투복 차림으로 졸업식에 참석했다. 섭씨 영하10도의 추운 겨울날씨에 긴장된 자세로 서 있으니 쓰러지는 생도들이 나왔다. 그러나 선배들이 비워준 생활관 빈자리에 우리들이 공식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감에 동상이 걸릴 것 같은 상태에서도 굳건하게 참았다.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난 우리들의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인간을 용광로에 집어넣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개조해서 내어놓았던 것이다. 기초군사훈련이 끝나고 정식입교가 되면서 생도대 생활이 시작되었다. 생도대는 기초군사훈련 때의 편성을 기초로 해서 2개 대대, 8개 중대로 나누어 졌다.

나는 제3중대로 편성되었다. 생도 때의 소속은 일생을 통하여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특히 기초군사훈련 때부터 시작된 최초의 중대편성은 영원히 기억에 남았다. 중간에 재편성을 하지 말고 일관되게 소속을 유지하는 것이 사관생도 생활의 추억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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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개조기 기초군사훈련_1 (17화)
  인생의 용광로에서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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