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공군 사관생도와 형제결의 (20화)
  제3장 불멸의 화랑혼

우리나라 같이 좁은 지역에서는 육․해․공군이 통합되는 것이 효율적이다. 각 군이 독립작전을 하는 경우보다 통합된 합동작전을 하는 것이 훨씬 능률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같은 큰 국가에서는 해군은 해군만이, 공군은 공군만이 해외에 나가서 단독으로 작전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우리나라같이 한 전구에 불과한 작전지역에서는 육․해․공군이 통합된 작전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이유로 통합군이 되기 전에 먼저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있었지만 각 군의 이해관계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1, 2학년만이라도 통합해서 공통과목 교육을 함께 받고 3학년부터 각군 사관학교에서 전문적인 공부를 해도 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육군사관생도 생활을 하면서 해․공군사관학교 생도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었다. 사관학교 상호 교류방문을 통해서 타군 사관생도들과 유대를 강화했다.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 생도들이 육군사관학교에 오고,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에 가서 해군과 공군전술을 익히면서 형제의 의를 맺었다.

해군사관학교에 가서는 구축함을 타고 항해훈련을 했다. 구축함을 타고 산더미 같은 파도를 헤치며 원해로 나가니 해군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공군사관학교에서는 전투기 엔진조작으로부터 조종사의 훈련과정까지를 실습하는 기회를 가졌다. 육사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공군 전투기 분해결합은 이해하기가 쉬웠다.

사관생도 생활의 추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육․해․공군사관학교 체육대회였다. 매년 10월 국군의 날에 즈음하여 지금은 없어진 동대문운동장에서 삼군사관학교 체육대회가 열렸다. 축구, 럭비, 릴레이 등 3일간 계속되는 체육대회는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인기가 있었다. 삼군사관학교 체육대회는 응원전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선수들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응원연습을 하느라고 전교생이 총력을 경주했다.
 
▲ 즐거웠던 생도생활(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필자)

삼군사관학교 체육대회에 대비하기 위하여 여름방학이 지나면 바로 응원연습에 들어갔다. 매일 교수부 수업이 끝나면 화랑연병장 계단에 모여 응원단장의 지도아래 응원연습을 했다. 저학년은 화장실도 못간 채 기합을 받으면서 연습을 했다. 이때가 되면 전후방에서 근무하고 있는 선배들이 학교로 찾아와 물심양면으로 후배들을 격려하기 때문에 피로를 모르고 응원에 열중했다.

삼군사관학교 체육대회를 하면서 각 사관학교는 모두가 독특한 응원전을 펼쳤다. 육사에서는 무락카 응원, 해사는 펭귄 응원, 공사는 독수리 응원이 유명했다. 무락카는 육사 11기 응원단장이었던 이동희 선배가 만든 응원구호로서 모두가 함께 우렁찬 구호를 외치면서 선수들뿐만 아니라 모든 생도들의 사기를 북돋우었다. 이 응원구호는 영원한 육사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했다.

무락, Veni, Vidi, Vici
억센 M. A, Vital, Vigor
카슈까라, Leven, 사자 호랑나
Caress Caress, 陸士 陸士

이 무락카는 육사 필승의 힘찬 결의와 함께 아량과 포용력도 강조하는 것으로써 국어, 영어, 라틴어, 독일어, 한자 등이 혼합되어 있다. 이러한 무락카의 의미를 분석해 보면
무락(Mul-ac) : Military Academy의 합성어
베니, 비디, 비키(veni vidi vici) : Ceasar가 루비콘 강을 건너며 전승을 알렸던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뜻의 라틴어
억센 엠에이(M.A) : 억세고 강한 육사(Military Academy)를 표현하는 한글과 영어 약어의 조합
바이탈 비커러(Vital, Vigor) : 지칠 줄 모르고 생동하는 정열, 활력, 샘솟는 생명력, 불굴의 용기와 투지를 함축하는 영어 형용사
카슈까라 : 적에게 달려가서 가라 무찌르라(가서 까라)는 의미의 순수 한글
레벤(Leben) : 항복하는 자는 살려주라는 뜻의 독일어. 기사도 정신에 입각하여 약자에게 포용력을 가지라는 의미
사자, 호랑나 : 적에게는 무자비하면서도 약자에게는 관용과 포용을 베푸는 사자나 호랑이처럼 한다는 의미
카레스 카레스(Caress, Caress) 육사, 육사 : 모두가 육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긍지감을 가지고 껴안고 사랑하자는 다짐, 애교정신과 화랑대 정신의 계승을 다짐하는 것이다. 이 응원구호를 이해하기 쉽도록 다시 한번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육사!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억세고 강한 육사!
힘차고 용맹하게 불굴의 용기와 투지로
달려가서 묵사발을 만들어라
그러나 항복하는 자는 살려주자, 사자나 호랑이처럼
나의 사랑 육사! 우리의 육사!
 
▲ 공사에서 항공기 엔진을 분해․결합하는 육사생도들

선수들이 출정을 할 때면 모두가 일어서서 힘찬 구호와 응원가로서 사기를 북돋우었다. 응원가는 육사 교가와 함께 우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새겨져 있다.

비켜라 물러서라 우리용사 나선다!
세계를 진동하는 육사의 투혼
승리의 월계관은 우리의 것
승리! 승리! 승리만이 우리의 자랑

삼군사관학교 체육대회의 결과는 인원이 많은 육사가 이길 확률이 많았다. 육군사관학교는 1년에 240명씩 뽑았고,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는 100명씩 뽑았기 때문에 육사 인원이 많았던 것이다. 종합우승을 할 시에는 긴 차량행렬 속에 동대문 운동장에서 태릉 육군사관학교까지 가는 길이 진동을 하면서 지축을 흔들었다. 전 차량이 불빛을 켜고 경적을 울리면서 행진을 하면 서울 시민들이 나와 박수를 보내었다.

우승을 하면 전 사관생도들에게 특별 외박이라는 상이 주어졌다. 상급생이 하급생을 대하는 규율도 부드러워지면서 학교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러한 삼군사관학교 체육대회와 함께 육․해․공군사관생도들의 형제와 같은 유대강화는 적이 도발해오면 능률적인 합동작전으로 필승을 조국에 안겨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인생의 용광로에서 (19화)
  일일시험제도 (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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