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시험제도 (21화)
  제3장 불멸의 화랑혼

사관생도 생활을 하는 동안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일일시험제도(Daily Test System)였다. 육군사관학교 교수부는 시험지옥이다. 일일시험, 장말시험, 중간시험, 기말시험……. 모든 시험에서 100점의 2/3 즉 67점 이하가 되면 추가고사를 보고, 추가고사에서도 낙제가 되면 퇴교를 당한다. 일일시험은 교수부에서 매일매일 복습과 예습사항을 부여해주고 수업시작하기 전에 시험을 보는 제도이다. 복습과 예습을 하지 않으면 일일시험에 낙제가 되고 이것이 쌓이면 추가 고사를 보아야 한다.

참으로 부담되는 제도이지만 이것으로써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가 되어 어느 대학과정보다 알찬 수업을 한다고 자부했다. 만약 복습과 예습시간이 부족하면 취침시간 이후에도 연등을 하면서 공부를 하여야 했다. 22:00시가 되면 생활관 불이 모두 꺼지기 때문에 연등을 신청한 생도는 별도의 지정된 장소에 가서 추가적인 공부를 했다. 연등도 2시간 이상은 불가능했다.

일일시험 이외에 장말고사가 있다. 매 Chapter가 끝날 때 마다 시험을 보는 것이다. 공부를 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게 하는 곳이 교수부이다. 한번은 구보를 하다가 다리를 삐었다. 병원에 가니 기브스를 하고 며칠간 입원을 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5일간 입원을 하고 나오니 학과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다른 생도들에게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연등을 하여야만 했다. 2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는 연등시간이 부족해서 화장실에 가서 창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불빛아래 몇 시간씩 공부를 해서 뒤떨어진 학과를 따라갈 수 있었다.

벤프리트 장군이 육군사관학교를 창설할 때 미국 웨스트포인트를 모델로 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시설이나 교육면에서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수준이었다. 모든 기자재는 미국으로부터 무상원조를 받아 최신기기로 들어왔기 때문에 국내 어느 대학보다 앞서 있었다. 4년간 전 과정을 이수하면 이학사 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에 과학분야는 서울 공과대학을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1, 2학년 때에는 수학과 도학을 제외하고는 교양과목 위주로 편성되었고, 3학년 때에는 1, 2학년에서 배운 기초학문을 토대로 재료공학, 유체역학, 열역학, 원자물리학, 고체역학 및 전기공학을 배웠다.
 
▲ 교수부 생활(둘째 줄 맨 오른쪽에 서 있는 사람이 필자)

4학년 때에는 공학실험을 주로 하였는데 전기공학, 자동차공학, 토목공학, OSC실험 등이 포함되었다. 공산주의사상과 마르크스‐레닌 사상 등 이데올로기에 대한 이론과 비판도 함께 배우면서 일반대학에서 다루지 못한 과목까지 공부할 수 있었다.

육군사관학교는 해방이 되고 군대를 양성하기 위하여 군사영어학교로 출발을 했다. 1946년 5월 국방경비사관학교로 전환이 되었고, 그 해 9월에는 육군사관학교로 개칭되었다. 1949년에는 4년제 정규과정으로 개편되었으나 6․25 한국전쟁으로 인하여 실시되지 못하다가 1951년 진해에서 4년제 정규사관생도 제11기를 선발했으며, 1954년 6월 태릉 화랑대 자리로 옮겼다.

제11기부터 정규 육군사관학교 생도로서 4년제 대학에서 이수해야 할 학점을 이수하고 사관학교 설치법에 의거하여 이학사(理學士)학위를 수여하였다. 4년제 대학 이상으로서의 이학사 학위를 수여하기 때문에 학년별 과목 및 학점도 어느 대학보다 많았다. 24시간 합숙을 하는 개념의 사관생도 생활이었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데도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생도들로 하여금 이러한 학점을 이수하게 하는 교수편성은 초기에는 일반대학 교수들을 초빙하여 생도들에게 교육하였지만 점진적으로 자체 내에서 우수한 생도들을 국내외 대학으로 보내어 석사, 박사학위를 받게 하여 교수로 활용하였다.

교수부 성적이 우수한 생도들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년간 소대장을 마친 후 국내외 대학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외국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육사 교수부 교수로 진출하게 되는데 이들은 대부분 대령까지만 진급이 보장되었다. 육사에 들어간 것은 교수가 되기보다는 장군이 목표이었기 때문에 교수로 남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 

군인이라면 가장 가보고 싶은 해외지휘참모대학 과정이 있다. 선진국의 군사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해외 육군대학 과정이다. 그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정이 미국 지휘참모대학인데 이 과정을 수료한 동기생은 강승길, 김학영, 노동준, 온창일, 이부직, 유제현, 정정택, 차기문 8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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