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대륜고등학교에 입학을 한 직후 4․19 혁명을 맞이했다. 4․19 학생혁명은 대구에서 싹이 텄다. 장기집권을 노린 이승만 자유당정권은 야당을 탄압하고 부정한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이승만과 이기붕을 정, 부통령으로 다시 당선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야당이었던 민주당 대통령후보 조병옥 박사의 유세가 1960년 2월 28일 일요일 대구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는데 집권당은 야당의 유세장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하여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대구 초․중․고등학생들에게 등교를 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이러한 집권 자유당의 행위에 분노를 느낀 우리들은 “학생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외치면서 책가방을 멘 채로 데모를 벌렸다. 1960년 3월 7일에 실시되었던 대륜중학교 졸업식도 우리들의 정치적인 불만 속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었다.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전국적으로 데모가 일어났다. 결국 4․19 혁명으로 불이 붙게 되었고 영구집권을 꾀했던 이승만과 자유당정권의 12년간에 걸친 장기집권을 종식시켰던 것이다.
이승만 정권이 무너지고 새로운 공화정을 위한 준비를 위해 허정 과도정권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정치적인 안정이 정착되지 못한 환경 하에서 허약한 허정 과도정부는 사회적인 혼란만 가중시킨 결과를 초래했다. 4․19 혁명정신이 수포로 돌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박정희 장군을 포함한 군사엘리트들은 나라걱정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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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9 당시 경무대로 돌진하는 시위대 / 교복 입은 고등학생이 대학생 못지 않게 많았다고 알려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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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륜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갈 때 박정희 장군은 육군사관학교 8기생들과 함께 5․16 군사정변을 일으켰다. 5월 16일 새벽, 제2군 부사령관이었던 박정희소장은 장교 250여 명 및 사병 3,500여 명과 함께 한강을 건너 서울의 주요기관을 점령했다. 군사혁명위원회를 조직하여 전권을 장악하면서 제3공화국을 출범시켰다. 5․16 군사정변은 정치적으로는 비민주적인 요소가 있었지만 조국근대화를 위한 역사의 전환점이 되었다.
자주․자립체제의 결여로 수난과 오욕의 역사를 강요당해야 했던 우리 민족에게 조국근대화의 결의를 다짐하게 하는 결의를 심어주었고 또 실천시켰다. 우리 국민들은 머리카락을 잘라 가발을 만들어 외국에 내다 팔았다. 동네마다 엿장수를 동원하여 “머리카락 파세요! 파세요!” 하며 길게 땋아 늘인 아낙네들의 머리카락을 모았다. 시골 어머니들은 서울 간 아들놈 학비 보태주려고 머리카락을 잘랐고, 먹고 살 쌀을 사기 위해 머리카락을 잘랐다. 그래서 한국의 가발산업이 발전하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싸구려 플라스틱으로 예쁜 꽃을 만들어 외국에 팔았다. 곰 인형을 만들어 외국에 팔았다. 전국에 쥐잡기 운동을 벌렸다. 쥐털로 일명 코리안 밍크를 만들어 외국에 팔았다. 돈 되는 것은 무엇이던지 다 만들어 외국에 팔았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1965년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했다. 세계가 놀랐다. “저 거지들이 1억 달러를 수출 해?” 하며 ‘한강의 기적’이라고 전 세계가 경이적인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봤다.
우리가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하고 세계가 우리 한국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국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제3공화국 시절 서독에 파견되었던 광부와 간호사들, 월남전 참전군인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간호사와 수천 미터 지하탄광에서 땀 흘리며 일한 우리의 광부, 목숨을 담보로 이국전선에서 피를 흘리는 우리 국군장병, 작열하는 사막의 중동건설현장에서 일한 역군들의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이 있었기에 오늘의 풍요한 대한민국이 가능했던 것이다.
4․19 혁명, 5․16 군사정변, 10․26, 12․12 사태 등을 거쳐 6․10 항쟁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세월 속에서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가 이루어지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이 되었다. 선진조국은 공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고귀한 피와 땀으로 이루어졌던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