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나에게 지극히 선량하셨던 어머니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어머니의 노래> 마지막 절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어머니의 마음속에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해 살과 뼈 깎아서 바치는 마음, 이 세상에 그 무엇이 거룩하리오. 어머니의 사랑은 끝이 없어라.”
적어도 나의 모친과 세 자식의 어머니인 내 아내(감도심)의 삶의 나날을 돌이켜보면 이 노랫말은 전혀 지나친 과장이나 거짓이 아니다. 양주동 선생은 이 노래의 가사를 머리의 재주로만 작사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감동을 받고 따뜻한 가슴을 통해 느낀 것을 맑은 영혼에 담아낸 것이라 한다.
장밋빛 같은 아스라한 내 유년시절을 회상해보면, 우리 집은 비록 가난했지만, 항상 나는 어머니 때문에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자랐다. 어머니는 나에게 언제나 지극히 선량하셨고, 나의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함께 생각하고 또 거의 다 들어주신 자상한 심성을 지니신 분이셨다. 형들과 형수들 그리고 심지어는 아버지도 나를 혼내거나 내가 원치 않는 것을 시키지 못하게 하신 막강한 후원자였다.
그리고 내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교훈이 담긴 재미있는 옛날얘기도 들려주셨다. 내가 잘못한 일이 있어도 기분이 나쁘지 않게 또 자존감을 상하지 않게 꾸중을 하셨고, “너는 이 다음에 아주 큰사람이 될 것”이라는 따뜻한 격려의 말씀 또한 잊지 않으셨다. 그리고는 가끔은 내가 좋아 하는 떡이나 과자를 넌지시 건네주기도 했다.
어머니를 떠올리면 60년이 지난 지금도 뜨거운 눈물이...
특히 5월은 내가 개인적으로 1년 중 제일 좋아하고, 또 어머니의 날이 있는 달이어서 매년 5월만 되면 어머니 생각을 하게 된다. 중학교 3학년 때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면 60년이 지난 지금도 뜨거운 눈물로 가슴이 아려온다.
자식이면 나뿐만이 아니라, 누구의 경우이든 이와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어머니가 자식에게 베푼 그 사랑은 끝이 없었기에 자식들이 비로소 철이 들면, 육체가 쇠약해지거나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는 그들의 아픔도 그만큼 커지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파일 형태로 남긴 유언의 일부다. 그렇다. 조금 넓은 의미에 보면 삶과 죽음은 한 조각이다. 나는 5월에 태어났고 어머니는 5월에 돌아가셨다. 그러기에 5월이 오면 나는 희망과 슬픔으로 유년을 보냈던 시골의 정경이 회상으로 되살아난다.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고 하나로 보는 중도사상의 진리
어떻게 보면 이 말은 허무주의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또 달리 보면 그 안엔 무한한 진리가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삶과 죽음을 하나로 보는 불교의 중도사상이 그 안에 들어있기에 그렇다.
사물과 사상을 이분법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하나로 보는 중도사상은 불교의 핵심 사상 중 하나이다. 삶과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가온다. 삶이란 태어나 살아가는 것이요 죽음이란 삶을 마감하는 것이다. 태어났으면 살아야 하고 살다 보면 죽음이 다가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사람은 모두가 태어나고 자라서 살아가는 환경이 다르다. 사람은 어떤 자리에서 태어나느냐고 중요하지만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느냐가 더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