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대학교 남한국학연구소
1997년 시작된 미시간대학교의 한국학 프로그램은 2007년에 한국학연구소로 승격되었다. 다시 이 연구소는 2010년 6월에는 후원자 중 한 인사인 남상용의 이름을 따서 남한국학연구소로 개명되었다. 미국에서 큰 대학이나 저명한 대학은 대부분 한국학 프로그램이나 연구소가 있지만, 한 개인 기증자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연구소는 위에 언급한 남한국학연구소뿐이다.
특히 건축학을 전공한 남상용은 원래의 꿈은 대학의 교수였다. 그러나 미시간 대학교에 한국 관련 연구가 부족한 것을 아쉬워한 그는 원래의 꿈인 교수를 접고 미시간 한국학연구를 활성화하는데 자신의 인생을 바쳤다.
그는 미시간 대학 부근에 주택을 구입해서 학생들에게 임대하고 몇만 달러씩 모일 때마다 미시간 대학교에 기증하였다. 그가 이렇게 10여 년 동안 미시간 대학에 한국학 연구를 위해 기부한 총금액은 놀랍게도 4백만 달러에 달했다.
이처럼 한국학연구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지닌 남상용은 1934년 한국에서 출생했고 1964년에 미국에 유학을 왔으며 2011년에 위암으로 운명하였다. 그는 서울대학교와 미시간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고 한국의 중앙대학교에서 자랑스럽게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시간 대학에 한국학이 설립되기 전부터 나는 남상용과 다소 안면이 있었고 또 한국학 관련 행사에서 가끔 만나기는 했지만, 그렇게 서로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가 미시간 대학에 한국학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결성한 ‘미시간대학 한국학설립위원회’에 참석하면서 우리는 서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이 위원회는 몇 번만 나고 모금활동도 했지만, 미시간 대학에서 한국학설립의 조건으로 요구한 금액을 모금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여서 저절로 해산되는 진통을 겪었다.
그 후에 나는 그와 골프를 치거나 어떤 행사에서 만나면서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알게 되었고 점차 그의 매력에 끌려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게 되었다. 간단히 얘기하면 그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검소하고 열정적이며 또 가장 애국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비록 그는 이 땅에서 삶을 마감하였지만, 그가 세운 미시간대학교의 남한국학연구소는 그의 유산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고마운 사람
나는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세 번을 다른 도시나 주로 이사를 하고 1977년에 미시간에 정착한 뒤에 지금까지 같은 도시에서 거주하고 있다. 내 인생의 절반 이상을 미시간에서 산 셈이다. 나는 이곳에 오던 달부터 미시간에 한국교회로는 제일 큰 디트로이트 한인연합장로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따라서 나는 많은 한국 사람들과 교제할 기회를 가졌다.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자 된다는 말처럼 내가 이곳에서 만난 모든 한국인들은 다 애국자들이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우리 인생의 필연적인 만남은 ‘스승과 책과 친구’라고 하는데 내 기억 속에는 고마운 사람도 많고 또 필요한 사람도 많다. 그중에 내 삶에서 소중한 두 명의 지인을 여기에서 잠시 소개하기로 한다.
미시간에 있는 나와 가까운 많은 재미동포 중에 이 두 사람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좋아서 시작한 북한연구를 도와주었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모든 사람들이 무관심하거나 싫어하거나, 또는 증오하는 북한에 대한 연구는 나와 내 가족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었지만 내가 좋아서 시작한 것들이다.
내가 북한연구를 시작했을 때처럼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한 적이 없었다. 도움을 준 사람 가운데 인정상 마지못해 도와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진심으로 나를 도와주었기 때문에 그 은혜를 잊을 수가 없다.
이 두 사람을 택한 또 하나의 이유는 나에 대한 그들의 변치 않는 한결같은 우정과 내가 필요할 때 부담 없이 부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을 섭섭하게 했을 때나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데 그들은 항시 나를 변함없이 좋은 친구로 대해주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소중한 인연을 제외하고 모든 인간관계는 일시적이고 이해득실에 따라 변하기 마련인데, 변치 않는 우정이 있다면 정말로 하늘의 존귀한 별처럼 지극히 아름답고 가치가 있는 결과임에 틀림이 없다.
박태수 정신과의사
한국에서 가톨릭의과대학을 나온 박태수는 1978에 디트로이트에 와서 한때는 웨인주립대학의대 강사도 했고 디트로이트 부근에서 정신과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기독교 의료선교회 창립위원을 한 사람으로 북한과 또 학문에 관심이 많은 의사이기 때문에 나하고 자연스럽게 가까이 교류하게 되었다.
그는 내가 2002년 북한연구를 시작했을 때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고마운 사람이다. 그의 미국에 관한 저서에는 나의 논문이 있고 또 나의 북한 저서에는 그의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내가 미국에서 조직한 북한세미나에 두 번이나 자비로 참석해서 논문을 발표한 학구파인 그는 미시간 교민을 위해 건강세미나도 여러 번 했다. 내 건강에 이상이 있을 때 언제든 부담 없이 상의하는 편안한 친구이다.
원래 기독교의료선교회는 1989년 디트로이트 인근의 한국의사들이 북한을 비롯한 제3 세계에 의료지원을 위해서 설립했다. 1991년 의료선교회는 평양에 있는 제3 병원이라고 하는 신식병원과 자매결연을 하고 의료기구와 약품 등을 전달했다. 초기에는 미 전역에 14개의 지부를 두고 매년 여러 명의 재미 한인의사들이 제3 병원을 방문해서 그곳의 의사들과 간담회도 하고 시범수술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그 활동이 점차 쇠퇴해서 지금은 그 활동이 상당히 약해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