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ton을 떠나면서 가정인(家庭人)으로서 소중한 경험을 하나 적어 보고자 한다.
미국에는 Baby sitting 이라는 생활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하나의 職種이 있다. 미국에서는 법으로 정해서, 9세 이하의 아동은 항상 성인의 보호 안에 두어야 한다. 부모가 부득이 아이를 집에 두고 외출을 할 때에는 이웃집에 맡기든지, 아니면 자기 집에 Baby sitter를 불러 아이를 돌보도록 해야 한다. 이웃집에 부탁할 때에는 대부분 품앗이가 되지만 Sitter를 부를 때에는 일정한 금액의 수고비를 지불한다.
내가 있을 때에는 한 시간당 대충 $1 정도였다. 따라서 중, 고교 학생들에게 짭짤한 수입원이 되고 착실한 학생들은 Sitter로서의 요청이 많아 즐거운 비명이다. 數 週 전에 예약을 하는 경우가 많고 밤 시간일 때가 대부분이다.
나의 경우, 젊은 敎授 부부들이 나들이 할 때 나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는데 먹을 Snack을 준비하고 그들이 나들이에서 돌아오면 내가 일한 시간을 계산하여 수고비를 현금으로 지불한다. 아이들 자는 것을 잘 지키면서 거실에서 편히 앉아 독서만 하는데 힘들 것이 전혀 없다.
돈을 받을 만한 수고도 아니고 또 동양 유교적 사고방식으로는 이런 경우에 대가를 받는다는 것이 양심에 합당치 않고 이웃 친구를 위해 시간이 있으면 아이들 맡아 돌보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나도 아이를 둘이나 가진 애비로서 봉사하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돈을 받기 거절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아이 부모는 당황하고 어떻게 대접해야 할지 고민거리인 모양이었다. 후에는 현지의 문화·관습과 타협해 받아서 긴요하게 사용했다. Sitter하는 도중에 어려운 일은 없었고 다행히 사고 한 번 없이 ‘Good Sitter’ 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Stevens 교수댁 아이를 돌보는 밤중에 일이 터졌다.
Stevens 내외가 결혼 10주년이라 둘이서 호젓하게 외식을 계획하고 아이들 셋을 나에게 맡기고 6시 경 집을 떠났다. 차려 놓은 저녁을 먹이고 약 한 시간쯤 거실에서 독서를 시켰다. 목욕을 돌본 다음 8시 정각에 잠자리에 들여보내면서 성경 한 구절을 읽히고 다독이면서 자기를 재촉했다. 밑에 두 살과 네 살짜리는 금방 잠이 든다.
그런데 장남 Eric이 애를 먹인다. 자는 척, 눈을 감지만 내가 아래층 거실로 내려오면 금방 이층 계단에 걸터앉아 있다. 엄마,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나와 함께 거실에서 벽난로 쪼이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것이다. “No, Way. Back to sleep!”하면서 야단을 치면 마지못해 방으로 들어가곤 했다. 이 명령문은 Eric 엄마가 항상 쓰는 말투이고 나는 이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
|
| ▲ 미동부((美東部) 최고의 Resort 포케노에서 Stevens 부인과 송별 캠핑 |
|
잠잠해졌다. 약 한 시간 후쯤인데 킥킥 소리가 난다. 이층으로 뛰어 올라가 보니 막내 Kirsten이 아기 침상에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안구도 한쪽으로 돌아간다.
“Kirsten!, Kirsten!” 불러도 반응이 없다. 허리에서 힘이 쭉 빠진다.
옆집으로 쫓아가 안주인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와서 잠간 쳐다보더니 Doctor에게 연락하라는 이야기만 하고 응급처치도 아니 해주고 그만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Stevens 내외에게 연락할 방법은 없고 지금처럼 Cell Phone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참으로 난감했다.
다행히 Family doctor를 찾아 전화했더니 상황설명을 하란다. Convulsion(경기)에 몸을 떤다고 했더니 아이에게 열이 있는지 되물었다. 모르겠다고 대답하니 OK, 하면서 자기가 지시하는 대로 하란다. 우선 목욕탕에 Bath towel을 깔고 물을 약 5인치 정도 넣은 다음 Kirsten을 거기다 눕히고 물을 가슴 쪽으로 발라주라는 주문이다. 엄동설한에 열나는 두 살배기 아이를 찬물에 담그라고!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한국에서는 열이 나면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한다. 포대기에 감싸서 아랫목에 눕혀야 하는 것이 보통이 아닌가? “Are you sure? In the cold water?” 했더니 “That is correct”한다. 한 시간 이내에 오겠다고 하니 아이는 금방 숨이 넘어갈 것 같은데 더욱 난감해졌다. 여하튼 방법은 의사의 지시대로 따르는 수 밖에 없고 나의 10년 영어 학습을 시험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물에 아이를 눕히자 아이가 갑자기 와! 하면서 울음을 터뜨리더니 손발을 막 흔든다. 이것이 왠 일인가 2, 3초 후에 아이의 눈동자가 돌아오고 심하게 울기만 한다.
너무 오래 찬물에 담가 두면 감기가 걱정되어 마른 타월에 싸서 안고 흔들어 주니 울음을 약간씩 멈춘다. 또 한 번 담그고 들어내고 하는 사이에 드디어 Family doctor인 Mr. Brown이 도착했다. 체온을 재고 청진기로 검사를 하더니 “You have done a good job. No problem! She will be OK” 한다. 십 년 감수했다.
11시가 다 되어서야 Stevens 내외가 귀가했다. 그간의 경과를 보고했더니 창백한 나의 얼굴을 보고 Mae Ann 부인이 “You are scared!”(겁이 났구나!) 한다. “Yes, I was, Really!” 했더니 나를 감싸 안고 뽀뽀를 한다. 따끈한 原豆 Coffee 한 잔으로 안정을 찾았다.
미국에 장기간 留學으로 체류한 사람도 미국 가정의 생활문화를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나는 그런 면에서 교수 댁에서 거주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던 MIT 출신 博士들에게 Potty-chair(어린이용 변기) 또는 Diaper(기저귀) 등을 물어 보면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음식에 관해서도 많이 배웠다. Breakfast, Lunch, Supper 그리고 Dinner에 올라오는 각종 食單 등 敎人家庭에서의 一週間의 식사 레파토리는 좋은 경험이 되었고 지금도 집에서 내가 洋食요리 특히 American Breakfast를 즐겨 만들어서 아내에게 대접한다.
그리고 각종 명절, The New Year, Easter(부활절), Thanksgiving Day(추수감사절), Yule Season(크리스마스) 그리고 가족의 생일잔치 등 여러 가지 Contents를 많이 경험했다.
그리고 敎會式 장례식(Funeral)과 埋葬방식 등은 또 다른 하나의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제는 서양의 문학작품을 읽을 때에도 개념이 자연스럽게 잡힌다. 생활이 풍부해진다는 것은 이런 것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