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인간에게 참으로 고마운 존재다. 식물은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식량과 산소를 제공해주며, 옷감, 건축재, 가구제와 난방에 쓰이는 기름, 가스, 석탄, 약, 향신료, 염료, 고무 등 많은 것들의 원료가 된다. 또한 식물은 수자원을 보호해주고 토양침식을 막아주며, 아울러 인간에게 미학적으로 이용된다.
지구상에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인위적인 개발과 한발, 홍수 등의 천재지변으로 인해, 식물의 종은 점차 줄어들어 어떤 것은 멸종되었고, 어떤 것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더욱이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심각한 대기오염과 오존층의 파괴는 식물의 생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이처럼 식물생존에 대한 환경의 위협이 곧 인간생존의 위협이라고 볼 때, 오늘날 식물의 중요성과 그 보존에 대한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며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는 식물의 학문적 연구와 보존에 대한 관심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도 약초원, 식용생물원, 관상식물원 등이 있었지만, 이것은 식물의 과학적 연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위한 것이었거나 또한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기 위한 것이었다.
과학과 교육의 기능을 가진 최초의 식물원은 식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테오프라스토스(Theophrastus)가 아테네 근처 리세움(Lyceum)에 있는 그의 학교에 설립한 것으로, 그의 스승이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가 교육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초기 식물원의 기능은 식용식물과 약용식물에 대한 정보와 원예를 목적으로 하여 세계 각지에서 도입한 식물들의 번식과 관상식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현대의 식물원 기능은 식물분류학, 유전학, 육종학, 생태학, 원예학, 그리고 기타 인접 학문의 기초 및 응용연구를 위해서 살아있는 식물자원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 사실이다.
식물원은 또한 직업훈련과정과 공공교육시설의 기능도 한다. 또한 멸종위기에 있는 식물이나 희귀종들의 보존기능도 하며, 근래에는 레크레이션으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다.
식물원에서 살아 있는 식물을 수집하여 전시하는 것은 식물분류 연구를 위하여 매우 중요한 자료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 살아 있는 자료들은 개체의 변이분석과 분류학에 관련된 육종 및 교배 등 많은 종류의 통계적 연구에 이용된다. 새로운 DNA자원을 추구하는 유전학자, 식물앨러지를 연구하는 의학연구가, 내병성 품종이나 신품종을 연구하는 원예학자에게도 이용된다.
식물원은 교육과 훈련을 위한 센터로서, 교육과 학습경험을 위한 교실, 실험실, 포장, 온실, 현장 자료 등을 제공한다. 대학식물원은 그 지역의 식물상, 식물분류, 원예, 번식, 수분생태학, 교잡육종, 수목학 등의 과정을 위한 시설을 제공한다.
교육활동은 정규적으로 계획된 강좌와 현장실습을 통해서 일반인에게 제공된다. 또한 특별한 관심을 끄는 코스, 즉 요리, 약초, 겨울철의 정원수 관리 등의 강ㄷ좌도 일반인이 이용 가능하다.
생물교사, 자연과학자, 그리고 가든클럽(Garden Club)의 회원 등을 위한 워크숍이나 단기훈련과정은 대표적인 식물원의 교육프로그램이다. 희귀종에 대한 심포지엄, 천연지역 보호, 정원설계와 관리 등 그밖에 이ㅏ에 관련된 많은 사항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교육센터로서의 식물원이 가지는 기능은 살아있는 유기체를 통한 실제적인 학습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식물자원을 보다 잘 이용하자는 것이다. 식물원에서는 자생식물이나 도입식물의 식별, 번식방법, 병충해방제법, 식재 시기와 방법 등의 모든 지식을 일반인에게 제공한다.
식물원의 직원 감독 하에 보존할 가치가 있는 식물들을 위협받는 장소로부터 안전한 장소를 이식하기도 한다. 어떤 식물원에서는 일반인과 정신장애자들의 정신건강을 위하 원예요법(horticultural therapy)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수요자에게 공급한다. 식물원은 이처럼 사람들의 정서와 심리를 건강하게 해주며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를 제공함으로써 정신적 긴장감을 해소시켜주는 여가선용의 장소를 지공하기도 한다.
식물원의 기능은 식물에 관한 연구, 교육, 보존, 공공서비스 및 레크레이션 등이다. 미국에서는 1800년 유니언 칼리지(Union College)에서 최초 대학식물원이 설립되어 현재 60여개에 이르며, 그 운영 및 관리는 대학교 직속, 단과대학 또는 관련학과에서 시행한다.
연구기능은 식물의 분류, 번식, 육종보존, 적응, 원예, 생태 등이며, 교육기능으로는 청소년 및 성인을 위한 식물강좌, 환경보존교육, 영구전시실 및 특별 전시실 운영, 식물의 이름표 달기, 식물원 관광 안내 등이다.
보존기능으로는 특별 수집원(special collection), 보존 수집원(conservation collection), 온실(greenhouse) 운영 등이며 일반인에게 레크레이션 장소로 개방도 하며 방송과 강연 및 신문 칼럼을 통해 원예 및 정원수 가꾸기 등의 강좌를 제공해 공공서비스의 기능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대학에 식물원이 설립되어 식물에 대한 연구, 교육, 보존, 공공서비스, 레크레이션 등의 기능을 활발히 해야 할 것이다.
(동대신문, 시사논단. 1994.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