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성수, 보리수의 이해 (79화)
  제11장 [부록] 칼럼2

보리수(菩提樹)는 범어(梵語)의 Bodhidruma에서 온 말로서 Bodhi는 도(道), 지(智), 각(覺) 등의 뜻으로, 도수(道樹), 각수(覺樹), 사유수(思惟樹) 등으로 번역된다. 

마야왕비가 오른손으로 무수(無憂樹, Asoka)가지를 잡고 무한한 희열에 잠겼을 때 싯타르타 왕자가 탄생하셨고, 아설타수(阿設他樹, Asratha) 밑에서 금강보좌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정각(正覺)을 성취하였고, 사라수(沙羅樹, Sara) 밑에서 입멸하였으니 탄생과 정각과 입멸에 관계되는 모든 나무들을 넓은 의미로 보리수라고 부르며, 불교에서는 이러한 수종들을 성수(聖樹)라고 부른다. 또한 좁은 의미로서의 보리수를 가리키기도 한다. 

우리가 보리수라고 흔히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두 종류가 있다. 표준말로 보리수나무(Elaeagnus umbellata Thunb)는 우리나라에 전국적으로 자생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키가 4m까지 자라는데, 내한성이 강하고 뿌리에는 질소 고정균이 있어서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란다. 

잎과 줄기는 비늘 같은 은백색의 털이 있어서 은희색이고, 열매는 팥알만한 장과(漿果)로 8월에 붉게 익는데, 어린이들이 잘 따먹는다. 조경에서는 관상수 또는 산울타리에 이용하는 수종으로, 본 캠퍼스는 진흥관 앞에 한 그루가 식재되어 있다. 

다른 하나는 독일의 유명한 곡 <Der Lindenbaum>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보리수이다. Linden은  피나무를 말하며, baum은 ‘나무’란 뜻이다. 유럽에서는 이 피나무(린덴바움)가 인간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다. 

조경에서는 가로수, 공원수, 녹음수로서 널리 쓰이고, 꽃에는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서 그리고 차(茶)로 애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목재로서 가구재, 바둑판, 상으로 이용되고, 껍질은 로프로 이용되어 왔었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피나무 종류로는 염주나무(Tilia megaphylla Nakai), 피나무(Tilia amurensis), 찰피나무(Tilia mandshurica Rupr. & Maxim) 등이 있는데, 염주나무와 찰피나무의 열매는 염주를 만드는데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불교에서 연유하여 보리수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이 나무들은 사원에 많이 심어져 있고, 스님들도 보리수라고 부르고 있으나, 부처님과 직접 관계되는 나무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불교에서 보리수라고 하면, 수목학적으로는 인도 보리수(Ficus religiosa, 阿設他樹)를 가리킨다. 
 
▲ 보리수나무

아설타수는 부처님께서 이 나무 밑에서 단좌사유(單坐思惟)하여 정각을 성취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 nuttara-samyak-sambodhi)를 얻어 성도하신 연유로 인도, 스리랑카, 미얀마 등지에서는 신성시 하여 그 숲에 사원을 짓거나 또한 사원 경내에 이 나무를 식재하는 관습이 있었다. 

이 보리수는 인도의 중앙지대와 북동부 뱅골지방에 이르기까지 분포하는 식물로서, 뽕나무과 고무나무 속에 속하는 상록활엽교목으로서 꺾거나 상처를 내면 흰즙이 나온다. 잎은 길이 13~22m, 너비 10~13m의 계란형이고, 잎의 끝이 여우꼬리처럼 길게 나온 것이 다른 나무의 잎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라 하겠다. 

이 나무의 원래 이름은 핍팔라(pippala)인데, 부처님이 그 나무 아래에서 보리(Bodhi, 道)를 이루었다고 해서 보리수라고 부르게 되었다. 

부처님이 성도하신 인도 동북부에 위치한 보드가야(Bodh Gayā)란 지명도 부처님이 성도를 함으로써 붓다 가야가 변형되어 생긴 이름이다. 2500년 전 그 때의 자리에 그 손자뻘 된다는 보리수가 무성한 가지를 펼치고 있다. 

즉, 당시의 보리수가 노쇠하여 죽어갈 즈음 꺾꽂이로 대를 잇기를 3대 째하여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는 것이다. 성도했던 그 자리를 기념하여 장방형 대리석에 연꽃무늬가 새처럼 금강보좌가 놓여있고, 그 앞 대탑 감실에는 불타 석가모니의 성도상(成道像)이 안치되어 있다. 

동국대 농림대학 학장과 임학과 교수를 지내시고 정년퇴직하신 권뢰택 교수가 1972년도에 베트남 사이공식물원에서 보리수를 연구하시고, 이 수종을 구하여 귀국하셔서 임학과 이상식 교수와 함께 <보리수연구보급회>를 조직하여 국내에 널리 보리수를 보급시켜온 바가 있었으나, 지금은 국내에서 거의 멸종된 것으로 보인다. 

보리수는 열개식물이기 때문에, 온실이 없는 절간에서는 화분으로 실내에서 월동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쯤은 누군가가 나서서 다시 한 번 보리수 보급운동에 힘써볼 때가 왔다고 본다. 

(정각9호, 정각칼럼, 199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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