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후의 신 수도론 (80화)
  제11장 [부록] 칼럼2

머리말 

지금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천도(遷都) 논의가 공식화, 구체화 되어 새로운 수도유치작전에 불이 붙었다. 지난 30년간 공론되어 오던 천도계획의 중간보고서가 제출된 것을 계기로 의회에서도 후보지 조기 선정론과 관련 법령 입법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 전체 인구의 25%인 3천만 명이 밀집된 동경 권에 수도기능을 계속 유지하면 극 집중현상으로 인하여 갖가지 대도시문제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5월 9일 남북고위급 7차 회담까지 진행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남북한이 점차 접근되어가고 있으며 아울러 통일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감이 든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통일국가의 행정수도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신수도의 적지

현재의 서울은 한마디로 초만원이다. 한강이며 남산과 북한산이 있어 더 좋다. 그러나 큰 한 가지 문제점은 인구가 과밀하다는 점이다. 현재 남한 인구의 25%가 서울에 몰려 있고 더욱이 수도권 인구까지 합친다면 남한 전체인구의 절반이 집중되어 있다. 만약 통일이 된 후에라도 계속 수도로서 존속하게 된다면, 서울의 인구는 급상승하여 콩나물시루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한 나라에서 인구가 기형적으로 몰리게 되면 지역균형발전에 크게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 서울은 조선의 500년 도읍지였으므로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무학대사도 조선을 도읍지로서 오백년을 예언한바가 있지 아니한가?

평양은 옛날 고구려의 도읍지였다. 대동강이 있어 좋지만 평양은 어디까지나 고구려의 도읍지로서 남겨두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개성은 고려의 도읍지였다. 송악산이 있고 예성강이 있어 좋지만, 이곳 또한 고려의 도읍지로서 남겨두어야 할 것이다. 개성은 개발보다는 고려 유적의 보존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제3의 장소를 생각해내지 않을 수 없다. 새 도읍지로서의 조건은 넓은 지형, 가용할 수 있는 수자원, 편리한 교통망, 쉽게 매입할 수 있는 부지, 한반도에서 너무 치우치지 않은 중심지 등이 요인이 될 것이다. n만약 비무장지대 내에서 부지를 선정하게 된다면 부지 구입비, 기존 건축물 등의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이며, 또한 통일시(統一市)로서 의미도 지니게 될 것이다. 

여러 예상지역 중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머리에 떠오른다. 다름 아닌 6.25전쟁시 북한의 주요 남침 공격로의 하나였고, 동란 중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렸던 곳 중의 하나인, 철의 삼각지 철원과 평강을 잇는 평강고원평야(平康高原平野)인 것이다. 

위치상으로 보면 백두산에서 한라산을 잇는 대각선상의 중심지점이고 신의주에서 부산을 잇는 대각선상에서도 중간이 되며, 동서 허리선상에서도 중간이요, 남북 축으로보아서도 중간지점이 된다. 마치 인체에서 본다면 배꼽에 해당되는 곳이다. 이곳은 강원도에서 제일가는 평야인지라 광활하기가 이를 데 없다. 

교통망도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에서 원산을 잇는 경원선 철도가 지나가고 국도와 지방도가 놓여 있으며, 서울과 원산은 물론 개성, 평양, 춘천 등지에서도 접근 가능한 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상수도원도 좋은 편이다. 봉래호가 있어서 수원지로서 적합하며, 한탄강과 임진강의 상류지역이 되므로 댐만 건설하면 식수원으로는 부족함이 없으리라 예상된다. 

이곳은 비무장지대인지라 건축물이 없기 때문에 신도시건설에 장애물이 없는 것이 유리한 점이라 하겠다. 또한 이곳은 지주가 없기 때문에 부지 구입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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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역사의 불모지만도 아니다. 고구려가 망하고 후고구려를 건설한 궁예가 국호를 태봉으로 하고 도읍지를 정한 곳이 철원(鐵原, 옛 지명은 동주)이다. 지금도 궁예성터의 유적지가 남아있다. 말하자면 이곳은 후고구려의 짧은 도읍지가 된다. 이 지역이 남북통일이 된 후에 통일국가의 새로운 수도로서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상적인 적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수도로서 부지가 선정된 후에 브라질의 신수도인 브라질리아 등과 같이 쾌적하고 이상적인 새로운 행정도시를 건설해야 할 것이다. 삼부(三府)를 포함한 정부 건물들은 유기적으로 배치하고 업무지역과 주택지역들을 조화 있게 배치하여 이 지역들이 모두가 숲속에 파묻힌 듯한 녹색의 전원도시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

완벽한 상수도는 물론이려니와 프랑스 파리에 버금가는 하수도 처리, 그물 같은 지하철망 등 토목건설부터 이상적으로 하여, 퍼냈다가 묻었다가 반복하지 않도록 세심한 설계를 한 후에 지상에다가는 예술품 같은 건물들을 세워야 할 것이다. 모든 정부건물이든 아파트 건물이든 간에 잔디와 화초와 우거진 나무들이 꽉 들어차서, 잿빛도시가 아니라 녹색의 도시를 건설했으면 하는 소망이다. 

분단의 아픔을 훨훨 털어버리고 칠천만 한 민족이 하나가 되어 통일의 날을 맞이하여 새정부가 들어설 이상적인 새로운 수도가 건설하게 될 때가 오길 학수고대해본다. 

경기북도 도청소재지의 적지
     
경기도는 중앙집권구조로 인하여 6.25 이후부터 인구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현재 인구가 650만에 이르러 전국의 각도들 중에서 인구가 제일 많이 모여 사는 곳이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하여 경기도는 남도와 북도로 나누어져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경기도가 경기남도, 북도로 행정구역이 갈라진다고 볼 때 경계선은 말할 것도 없이 한강이 됨은 물론이다. 

경기북도에 포함되는 행정구역으로는 김포, 강화, 파주, 개풍, 장단, 연천, 양주, 포천, 가평, 남양주, 양평, 고양시, 개성시, 동두천시, 의정부시, 미금시, 구리시 등으로 6개시 11개 군에 해당된다. 이것은 통일 후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 북한의 행정구역이 개성, 장단, 개풍을 포함시킨 것이다. 

이렇게 분도를 하게 되면 남도와 북도의 면적비율은 거의 동일하게 되며, 다만 인구는 남도가 상회하게 되지만 경기북도가 생겨서 도청소재지가 설정되면 인구도 남도와 북도가 동일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형태로 경기도가 분도되었을 경우에 도청소재지의 적지를 구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도청소재지 역시 지역의 중심지, 교통의 편리성을 우선순위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경기북도에는 왼쪽으로는 경의선, 중앙으로는 경원선, 오른쪽으로는 경춘선의 3개 철도가 놓여 있으며, 또한 국도와 같은 노선으로 각각 놓여있다. 철도 노선으로 보아서도 경원선이 경기 북부지방에 중심으로 놓여 있으며, 예상되는 신행정수도와 같은 노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경원선의 중심이 되는 곳이 양주군에 해당된다. 또한 지도상으로 보아도 경기북도의 중심지는 양주군이 된다. 원래 동두천시(예전에는 이담면)와 의정부시(예전에는 시둔면)은 모두 양주군지역이었다. n이곳은 경원선 열차와 국도가 있어서 교통도 편리하며 의정부까지 잇는 전철이 있어서 쉽게 전철과 연계시킬 수가 있고, 또한 신수도가 만약에 철원과 평창 사이의 고원지대 평야로 천도된다고 할 때에는 신수도와 교통 연계도 훨씬 용이하리라고 본다. 

양주군 지역에서도 구체적으로 보아 양주군의 중심이 되는 덕정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다. 덕정은 이웃 군들과의 교통연계도 양호한 편이다. 또한 양주군청 소재지도 현 위치인 의정부시에서 원래의 위치인 주내면(예전에는 양주면)으로 옯기는 것이 타당하리라고 본다. 

이렇게 볼 때 양주군 전체지역이 경기북도의, 중심지가 되어서 경기북부의 행정, 경제, 문화 등의 심장부로 건설되어야 할 것이다. 

맺는말 

지역발전은 편중되지 않는 균형발전이 요구된다. 신수도 역시 치우침이 없는 중심지여야 함을 고려할 때 철원과 평강을 잇는 광활한 고원평야지대가 이상적이라고 볼 수 있으며 아울러 경기북도의 도청소재지도 중심지가 되는 양주군 일대가 적합하리라고 생각된다. 또한 양주군 전 지역은 양주시로 계획, 개발되어야 경기북도의 균형적인 발전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경기인 10월호, 199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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