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차 중국여행
이제 우리나라도 여행이 자유로워지고 모든 단체, 기관에서도 앞을 다투어 외국여행을 서두르는 때가 열렸다. 평통자문회의 사무처에서도 평통자문위원들의 해외연수를 목적으로 하는 여행은 단체로 하도록 주선하고 있었다.
나는 제14차 여행을 1990년 6월 28일 평통자문위원 24명으로 구성된 중국 시찰여행단에 합류하여 떠났다. 제일 먼저 들른 곳은 홍콩으로 해서 중국 관문인 광주였다. 광주에서는 육용사, 중산 기념당, 월수공원, 오양상 공원, 진씨 사원 등을 보았고 북경에서는 천단공원, 지하궁전, 명 13릉, 만리장성, 자금성, 이화원, 천안문, 그리고 장춘에서는 청나라 최후의 황제 부의의 구황궁을 보고 연길로 가서는 우리의 백두산을 등정하여 많은 감명을 받았다.
그 후 장백산 폭포, 장백산 온천, 두만강, 연길의 소년궁을 보고 특별히 교민 가정을 방문하여 우리가 교민을 초대하는 것으로 하여 어느 교민 집에서 주연을 베풀고 교민의 실정 파악과 위로를 하였다. 그리고는 심양으로 가 심양의 고궁, 북릉공원을 보고 상해로 갔다.
상해에서는 옥불사, 윤봉길 의사의 거사지 노신 공원, 우리 상해임시정부가 들어 있던 옛 건물, 끝으로 계림의 기묘한 산수 사이로 흐르는 리 강의 뱃놀이, 종유석 동굴의 노적암 등을 보고 귀로에 또 홍콩의 명소들을 돌아보는 것으로 16일간의 여행을 마쳤다.
제15차 네팔 인디아 여행
이번 15차 여행은 인디아 문화권의 나라들을 돌보기 위하여 1990년 2월 3일 이스트관광 여행사에서 주선하는 패키지 투어로 12명이 떠났다. 처음 도착한 곳은 태국의 방콕이었다. 방콕에서는 왕궁, 수상시장, 새벽사원 등 몇 차례씩 본 것이었지만 단체를 위해서 같이 행동을 하고 네팔로 갔다.
네팔에서는 카투만두의 엠부나스 사원(일명 부처님 사원), 파탄시, 박타불시, 폐화호수의 뱃놀이, 살아 있는 신 그리고 인디아로 가서 바라나시, 갠지스 강의 목욕, 녹야원(불교 4대 성지) 아그라의 타지마할, 사쟈한의 묘, 아그라 성, 델리의 쿠투브 석탑, 라크쉬미 나라얀 힌두교 사원, 후마윤 묘궁, 간디 묘, 오랑가바트의 아잔타 석굴, 엘로라 석굴사원, 봄베이 시내 관광 그리고 파키스탄으로 가 라호르 시내 관광, 라호르 국립박물관, 밧사이 모스크, 샬라마드 가든, 라호르 성, 카라치 시내 관광, 카라치 국립박물관, 디펜스 모스크, 가이디아즘 묘궁, 스리랑카의 캔디 시내 관광, 스리랑카 민속 쇼, 불치사, 식물농장, 콜롬보 시내관광, 그리고 콜롬보에서 골프 플레이를 끝으로 여행을 끝마쳤다.
제16차 미얀마(버마) 여행
전두환 대통령이 각료들을 수행하고 갔다가 북한 공작원에 의해 각료 전원이 희생을 당한 버마의 아웅산 사건은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의사협회에서 주관하여 8명의 단체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기에 호기심에서 합류하였다.
제16차 여행으로 1991년 2월 27일 떠났는데 미얀마는 사회주의 국가로 서방측 여행객이 별로 없는 곳이었다. 처음 도착한 곳은 미얀마의 수도 양곤으로 해서 파간이었다. 파간에서는 스웨지곤 파고다, 큐비아우키 사원, 히틸로민로 사원, 마누아 사원, 아난다 사원, 타트비윈나 사원, 이름도 헤아릴 수 없는 사원이 즐비하였다.
다음은 두 번째 왕조가 자리하던 도시 만달레이로 가 옛 왕궁의 12개 성문을 바라보며 쿠소도 사원 즉 우리나라 팔만대장경 같은 불경을 729개의 대리석 석판으로 보관하고 있는 곳과 마하부디 사원 등을 보고 인레호수의 수상 정원과 고기잡이배를 한발로 노 젓는 이색적인 풍경도 보며 산족의 옛 수도 땅지를 둘러보고 다시 양곤으로 돌아와 석가의 머리칼을 소장하고 지었다는 슐레 파고다, 다시 몬 족의 옛 수도 페구로 가 4면 좌불상, 길이 55m의 와불,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 악명 높은 아웅산을 둘러보는 것을 끝으로 미얀마 여행을 마쳤다.
이렇게 제14차, 제15차, 제16차 여행의 내용을 담아 여행기 <좁아지는 세계> 제5집을 출판하였다.
제17차 괌, 사이판 골프여행
1991년 1월 13일 제17차 골프여행으로 김달환, 박근영, 차용국, 문창규, 이관태, 강희광, 그리고 내가 인솔자가 되어 부부동반으로 괌과 사이판에서 각각 한 번씩 골프를 치고 관광도 하는 여행을 떠났다.
괌에서는 다카야마 골프장이었고 사이판은 마리아나 골프장이었다. 당시 서울의 날씨는 1월이라 추운 겨울 날씨였지만 괌, 사이판은 남국이라 따뜻한 여름 날씨여서 골프나 관광하기에는 적당한 기후였다.
각각 하루는 골프를 치고 하루는 관광하는 스케줄이었는데 관광은 괌에서는 옛 토인들이 만들어 놓은 집기둥석, 태평양 전쟁 때 패전한 일본군의 패잔병 요코이 쇼이치가 20년간이나 숨어살며 지내던 땅굴 모양과 생활하던 도구들을 보전해 놓은 요코이 쇼이치 박물관, 그리고 사이판에서는 일본군이 최후에 만세를 부르며 절벽에서 바다로 투신자살했다는 반자이(만세) 절벽, 한국인 위령탑, 일본군 최후의 사령부, 그리고 잠수함 관광과 투숙했던 다이아몬드 호텔의 생활 등은 그런대로 추억에 남는 여행이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1995년 2월 16일에는 청구회 회원 12명을 인솔해서 꼭 같은 코스의 골프와 관광을 한 바 있다.
제18차 캐나다, 알라스카 여행
1991년 8월 2일부터 12일간의 제18차 여행은 내가 인솔자가 되어 캐나다와 알라스카를 18명 부부동반으로 여행하였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간략하게 여행한 나라와 지명만을 기록했지만 이 캐나다 기행문만은 나의 저서 <좁아지는 세계>에도 기록이 되어 있지 않기도 하지만 내가 어느 월간지에 기고한 바 있어 그 전문을 그대로 게재하기로 한다.
- 로키산맥으로 초대합니다 -
(여행가: 평통자문위원 강상복)
여름이 오면 그 짜증스러운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어딘가 서늘한 곳을 찾아 피서를 가고 싶어하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갖게 된다. 나도 이런 생각에서 금년에는 한여름에 백설이 뒤덮여 있는 북쪽 나라를 여행해 보고 싶은 마음에서 몇 개월 전부터 계획한 것이 지난 8월 초순에야 이루어졌다.
일행 모두 18명이 되어 캐나다 로키산맥의 빙하지대를 목표로 델타항공에 몸을 실었다. 먼저 도착한 곳이 캐나다에서도 가장 살기 좋고 아름다운 도시 밴쿠버였다. 이곳에서는 여행사를 경영하고 있는 우리 교포 최장옥 사장이 관광버스를 가지고 공항까지 마중을 나와 퍽 반갑기도 했지만 비록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풍물은 다를지언정 우리나라 어느 곳을 여행하는 것 같은 친근감이 들었다.
달리는 버스에서 마이크를 잡은 최사장은 캐나다에 대하나 개요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현재 10주 2개 군도로 되어 있는 캐나다는 면적이 997만 6천 평방킬로미터로 우리나라 남북한의 45배나 되고 세계에서 소련 다음가는 넓은 나라로 모든 지하자원이 풍부한 데다 인구는 불과 2500만 밖에 안 되어 이 나라의 GNP는 무려 22.500$이나 되므로 세계에서도 가장 살기 좋은 나라 중 하나라고 캐나다 예찬론을 늘어놓았다.
국민성은 도둑이 없고 정직하며 많이 배우고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고 자동차는 경적(클랙슨) 소리를 내지 않고 새치기를 하지 않으며 술, 도박을 금하고 의료보험과 복지제도가 최고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일은 사전예약을 해야 하는데 그것도 3개월 전 정도에 하지 않고 시일이 급하게 하면 요금이 점점 비싸지는 여유 있는 생활풍습의 나라라고 하였다.
국민교육의 목표는 학교성적 30%와 협동, 봉사정신을 50%로 하여 완전 인간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고 상거래 도덕은 상품을 매매하고 3개월 이내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무상환불해 주는 신용거래 질서가 형성되어 있으며 국민의 신분증은 운전면허증으로 대신할 정도라고 하였다.
사회인들의 봉급정도는 대졸자나 무식자나 별 차등이 없을뿐더러 국회의원과 청소부의 월급이 우리 돈으로 월 125만 원 정도로 비슷하다는 이야기다.
원주민 인디언들의 정책배려는 무세, 살상 등 특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누구에게나 일을 하거나 안 하거나 월 600$의 생활보조비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나친 인디언 보호정책으로 대부분의 인디언들은 교육률이 저하되어 일 안하고 놀고먹으려는 풍토가 만연된 데다 불법행위가 심해가고 주색잡기가 성행하여 성 문제가 문란해져 심지어는 한 여성이 여러 남성을 거느리는 경우와 자식들이 아버지가 각각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인디언문제가 이 나라에서는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들 인디언의 사회진출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기 때문에 현 국회의원도 있고 또 사회 각 방면에 진출해 있는 올바른 인디언들도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