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 기행문 (45회)

아름다운 꽃동산 부차드 가든

밴쿠버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빅토리아섬 관광을 빼 놓을 수 없다. 우리는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빅토리아 섬으로 건너가기 위해 터미널로 향하였다. 이어서 약 300명을 태운 대형 페리는 하얀 물거품을 뒤로 뿜으며 여러 섬과 섬 사이를 지나 만경창파 대해를 헤쳐 나갔다.

주위 원근에 보이는 섬들은 별장들과 낚시터 등으로 꾸며져 있는 것이 마치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었다. 약 2시간 가는 동안 우리는 선내 식당에서 양식 뷔페의 아침식사를 하며 바다경치에 만취되어 있는 동안 어느덧 빅토리아 섬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제일 먼저 간 곳은 꽃동산 부차드가든이었다. 이곳은 본래 삭막한 시멘트 공장지대였으나 꽃을 사랑하는 부차드라는 한 여성이 그 삭막한 곳에 꽃을 가꾸기 시작하여 그 주위 산과 들 수십 만 평에 전 세계의 각종 꽃들을 수없이 심어 아름다운 꽃동산을 만들어 놓은 것이 지금은 이곳에서 일하는 정원사만도 무려 3천명이나 되는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대형 꽃동산을 가꾸어 놓은 것이다. 이 아름다운 광경을 보기 위해 밴쿠버를 찾는 모든 관광객은 한 두 번씩은 꼭 들러 보는 곳이라 한다.

정원의 모습은 올목졸목 아기자기하고 그야말로 오색찬란한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데다 희귀한 수목들이 즐비할 뿐 아니라 모든 지면은 솜털같이 부드러운 섬세한 특수 잔디를 심어 놓아 마치 비단방석 위를 걷는듯하여 한 번쯤은 꼭 가 볼만한 곳이었다. 그 밖에도 밴쿠버에는 매우 아름답고 볼만한 곳이 많았다.

빅토리아 시내의 인너 후버만에 펼쳐 있는 아름다운 여러 풍경과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엠프레스 호텔이나 그 옆에 우아한 모습으로 서 있는 주의회 청사의 모습은 이 나라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했고 밴쿠버 시내 근교에 펼쳐지는 78만평이나 되는 스탠리 공원은 원시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서 시민의 아름다운 휴식처가 되고 있다.

특히 이 공원 한쪽에 세워져 있는 토템폴(인디언 장승)들은 우리나라의 천하대장군의 장승들 모습과 유사한 점도 있으나 그 조각 모습은 조류나 동물들의 모습을 한 데다 화려한 채색을 한 것이 우리나라 남녀 사람의 모습과는 다른 점이었다.

그리고 밴쿠버 근교에 위치해 있는 클리블렌드 댐 연어양식장 수원지와 연어양식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연어 양식은 100년 전부터 인디언들이 시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1년에 약 3억 마리의 연어를 양식하여 방류하면 3년 후에는 그 2/3 정도가 성장하여 산란을 하기 위하여 다시 돌아오는 것을 수로를 만들어 수확하는 원시적 시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큰 감명을 주기도 했다.

세계적인 밴프

밴프는 로키 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는 인구 6천 명 정도의 아름다운 산중 도시다. 그 이름은 캐나다 횡단철도 가설자의 태생지인 영국의 어느 마을의 이름을 따서 밴프라고 했다는 것인데 이곳은 6월부터 10월까지 관광계절에는 하루에 수만 명 씩 관광객이 머물고 간다는 곳이다. 나는 이곳으로 가기 위해 밴쿠버에서 지난 8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캘거리를 경유하여 가기로 하고 먼저 캘거리를 들렀다.

캘거리는 88년 2월 그러니까 우리 서울 올림픽보다 8개월 먼저 동계올림픽을 치른 곳이다. 캘거리는 인구 72만 정도로 우리의 안양보다도 작으나 그래도 캐나다에서는 4번째가 되는 도시다. 이곳 캘거리 지역은 어디든지 구멍만 파면 천연가스가 솟아나올 정도로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곳이었다.

그러기에 비록 도시는 작으나 도시 중심가에는 60층이나 되는 유리건물을 비롯하여 현대시기 최신건물들이 즐비하고 석유회사가 무려 350개나 있으며 여기 종사하는 인원만도 5만 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거리 곳곳에는 동계올림픽을 치른 흔적으로 경기장들이 여기저기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이 나라의 자랑인 수중발레 경기장 SADDLE DOME은 2만 2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곳으로 그 건축양식이 소위 말안장 같다고 해서 Saddle dome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시 동쪽 교외에는 스키점프장이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는 것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그 밑에는 경주로의 얼음과 눈을 만드는 공장이 있고 또 한쪽에는 붉은 색 지붕과 벽으로 단장된 올림픽 박물관과 올림픽 참가국들의 국기를 나부끼는 국기 게양대가 서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어서 우리는 로키산맥의 밴프로 차머리를 돌렸다. 밴프까지는 관광버스로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가야 했다. 이곳에서 관광 안내를 맡은 분은 지질학을 연구하고 캘거리 모 석유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은퇴한 후 지금은 캐나다 로키투어 관광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장정진 사장이었다. 그러기에 풋내기 안내자와는 달리 학술적으로 로키산맥에 대한 지질학적 이야기로 1시간 반 동안 가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이어갔다.

이 지구가 생겨나고 6억 년 전대를 고생대라고 하고 2억년 전대를 중생대라고 한다. 처음 지구는 모두 바닷물이었으나 점점 흙이 쌓이고 쌓이면서 어느 때인가 바닷물이 빠지고 조류운동에 의해 바다 밑 흙이 육지가 되고 육지가 된 흙이 굳어져 바위가 되는 과정에서 6천만년 경에는 지각운동에 의해 생긴 것이 산이 되고 또 몇 만 년 동안 육지의 횡압력과 조산운동, 습곡운동에 의해 산맥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흙이 한쪽으로 몰리면서 주름살이 생겨 굳어진 것이 산맥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러니까 2억 년 전 경에 생긴 것도 있고 6천만 년 전경에 생긴 것도 있는데 2억 년 전에 생긴 산들은 노년기에 접어들어 단단하던 바위가 오랜 세월 동안 풍화작용 등으로 부서져 흙이 덮이게 되니 수목이 많이 자라나게 되고 6천만 년 전에 생긴 산맥들은 아직 유년기여서 산 표면이 단단하여 흙이 없어 나무가 자라나지 못한다는 그럴싸한 이야기다.

우리나라 태백산맥 같은 것은 노년기여서 산이 유하고 나무가 많으나 이곳 캐나다 로키산맥은 장년기여서 산이 웅장하고 바위로 뒤덮여 나무가 자라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 웅장한 로키산맥을 보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모여든다는 이야기다. 이 로키산맥에는 아주 높은 고산들은 없지만 2-3천 미터의 산들이 많아 언제나 쌓여 있는 눈과 빙하를 볼 수 있고 또 이 빙하의 눈 녹인 물이 흘러내려 수많은 아름다운 호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레이크 호수는 절정을 이루고 있는데 호수 주위에 둘러싸여 있는 산들과 정면에 보이는 사시사철 눈 덮인 산, 그리고 호수 입구에 펼쳐진 푸른 초장과 만발한 꽃들, 또한 이 광경을 지켜보기라도 하는 듯 웅장하게 자리 잡은 차티우 레이크 루이스 호텔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었다.

그밖에도 피토 호수, 모라인 호수, 캐나다의 동서를 횡단하여 흐르는 보우강의 수원이 되는 보우 호수 등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보우강이 산 계곡을 굽이굽이 흐르며 이루어지는 곳곳의 풍경은 그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게다가 밴프시 뒷동산 2280m의 설파산에 설치된 케이블카와 그 옆에 시설되어 있는 노천 유황온천탕에서 남녀가 같이 온천을 하며 피로를 푸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였다.

콜롬비아 빙하

이 빙하를 답사하기 위해 우리 일행은 로키 국립공원을 벗어나 3시간 남짓 관광버스를 타고 달리면서 보우 호수와 피토 호수, 눈물의 바위, 경악의 모퉁이를 돌아 군함바위, 3450m 높이의 아름답고 웅장한 체프런 산을 바라보며 재스퍼 국립공원에 있는 콜롬비아 만년빙하에 도착하였다.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만 년 전에 생긴 웅대한 빙하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그곳에는 지붕과 벽 모두를 빨간 색으로 칠한 인상적인 Ice Field chalet이라는 기지 건물이 있어 이곳에서 중국음식으로 점심을 때우고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역사적인 만년빙하를 직접 밟아 보는 등정 길에 나섰다.

기지본부에서 일반버스인 관광버스를 타고 빙하 바로 옆까지 약 2㎞ 정도를 올라가 이번에는 고무바퀴 하나의 넓이가 1미터 정도 되는 특수차량 Snow mobil coach 라는 차량으로 바꾸어 타고 빙하 위를 달려 올라갔다. 이 빙하 위를 약 1㎞정도 올라가는데 빙하 위에는 빙하가 녹은 물이 사방에서 졸졸 흐르고 있었고 어떤 곳에는 30m 저도 깊이의 작은 구멍이 파져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빙하 녹은 물이 떨어져 들어가며 작은 폭포를 이루고 있었다.

드디어 산 정상에 펼쳐진 Ice Field 넓은 빙원에서 흘러내리는 빙하언덕 밑까지 올라가 하차를 하여 우리는 삼삼오오 흩어져 그 신비로운 얼음산 위에서 기념촬영과 또 빙하가 녹아내리는 물을 떠먹으며 수명을 연장하고 젊어진다는 물을 미리 준비해간 컵에다 떠먹기도 하며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는 우리가 타고 간 차량 말고도 같은 차량이 5대나 서 있을 정도로 많은 관광객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물론 한여름이지만 얼음 위여서 기온이 차고 바람이 쌀쌀하게 불고 있었다. 우리는 약 15분 정도 그곳에 머물러 있다가 다시 타고 갔던 차량으로 하산 길에 올랐다. 이 빙하가 생기게 된 원인은 지금부터 약 500만 년 전에 빙하기가 있었는데 그때 계속 4㎞ 정도 깊이의 많은 눈이 내려 쌓이게 되었고 그 눈이 1/100로 줄어들면서 얼음이 되었다고 한다.

이 얼음이 지금부터 약 9500년 전부터 녹기 시작하여 빙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빙하는 여러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산 정상 넓은 곳에 덮여 있는 빙하를 Ice Field라고 하고 산 정상에 지붕같이 덮여 있는 것을 돔 그레이셔 그리고 흘러 내려오며 절벽 같은 데 매달려 있는 것은 행잉 그레이셔, 또 빙하가 흘러내리며 층층다리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아이스 폴이라고 부르고 있다.

어느 빙하나 다 그렇겠지만 이 콜롬비아 빙하는 매년 3-4m씩 녹아 없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이 빙하가 다 녹아 없어지려면 앞으로도 2500년은 지나야 모두 녹아 없어지리라는 학자들의 이야기를 대변해 주었다. 이 콜롬비아 빙하는 1950년에 개발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데 특수차량 12대를 운영하고 있고 이 차량은 18도에서 32도 경사진 언덕과 빙하 위를 유유히 오르내리는 모습은 또 하나의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이상으로 캐나다 여행을 마치고 알라스카로 갔는데 알라스카 여행에 대해서는 여행한 곳의 지명만을 윤곽적으로 기록하는 것으로 한다.

알라스카 앵커리지에서는 앵커리지 시내와 에스키모들의 풍습이 보전되어 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둘러보고 프린스윌리엄 사운드만으로 갔다. 그곳의 위더 항구에서 유람선을 타고 약 6시간에 걸쳐 하리만 빙하와 베리 빙하를 돌아보았다. 이곳 빙하는 캐나다의 콜롬보 빙하와 같이 조용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빙하가 흘러서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바다로 떨어져 내리는 그 장면은 그야말로 또 하나의 장관이었다.

앵커리지로 돌아와서는 운 좋게 때마침 공개되는 공군 에어쇼를 관람하게 되었는데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하늘의 왕자 E3 AWACS정보기의 내부를 올라가서 본 것과 또 금세기의 가장 위력적인 Stealth(스텔스) 전폭기를 비롯해서 각종 최신 군용기들을 돌아본 것은 그야말로 행운의 여행이었다.

알라스카를 떠나 돌아오는 길에는 미국 포틀랜드에 들러 4계절 스키를 탈 수 있다는 높이 3217m의 Hood산 등정과 길이 125m 멀트로마 폭포 등을 들러 본 것도 영원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