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프로그램이었던 〈꽃보다 누나4〉의 내용은 여배우들의 크로아티아 여행이었다. 3일 동안 배변을 못한 윤여정은 오로지 그 걱정뿐이었다. 보이는 음식은 모두 입으로 넣는다. 들어가라, 밀어내라, 나와라, 하면서 먹어대는 그녀의 얼굴은 푸석푸석하였다.
‘여배우 똥독이 올라 죽다.’라고 자그레브 신문에 날 일이라고 일행은 농담한다. 드디어 의사까지 동원되고 약도 먹었다. 결국, 그녀는 사투 끝에 “쌍둥이 득남했다.”라고 기쁨과 시원함을 표현했다.
매일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고 건강히 배변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현대 사회에서 식생활과 화장실 문화는 이제 삶의 일부분을 차지하게 되었고 그 나라의 문화수준을 나타내는 척도가 되었다. ‘화장실’이라는 공간은 급한 용무만 보고 떠나는 곳이 아니라 손을 씻고 거울을 보며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꾸미는 공간이며, 여유 있고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가 많다 보니 설사나 변비로 고생...
수분이 많은 음식과 곡류, 과일류와 채소류를 많이 먹어야
다시마와 미역은 알기니가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주어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 중 배변으로 고생하는 분이 뜻밖에 많다. 심장 판막 수술을 하신 80대 할머니는 늘 변비로 고생하신다.
“선생님, 변 좀 잘 보게 해 주세요.”
“할머니, 식사량은 어느 정도세요? 음식은 주로 무얼 드세요?”
“입맛이 없어 조금밖에 못 먹어요. 그저 김치하고 죽하고 먹죠.”
“식사량과 섬유질이 부족하면 변을 만들지 못해 변비가 생겨요. 식사를 넉넉히 하시고 나물 반찬 많이 드시면서 물을 충분히 드셔 보세요. 그래도 나오지 않으면 다시 오세요.” 하고 변을 부드럽게 하는 약제를 처방하였다. 그 후 그분은 환한 얼굴로 오셨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가 많다 보니 며칠은 설사했다 다시 변비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소위 과민성대장증후군이다. 직장인들, 비만에 과민한 미혼 여성들이 주로 호소하는데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한 자아조절법과 약물복용으로 해결해주기도 한다. 자아조절법은 규칙적인 식생활과 항상 긍정적인 마음, 본인에게 맞는 적당한 운동의 3대 원칙을 세워 편안한 하루를 만들라고 권한다.
가톨릭 의대에서 실시한 표본조사에서 일주일에 2회 이하의 배변을 변비로 정의할 때 인구의 8%가 변비로 고통 받고 있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그 빈도는 더욱 증가하고 여자가 더 많이 호소한다.
변비가 생기는 원인은 기능성 변비와 어떤 질환으로 인한 2차적 변비로 나눌 수 있다. 기능성 변비는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느낌이 들 때 제 시간에 가지 않으면 변비가 생긴다. 자주 참다가 변이 차있는 느낌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곡물과 채소 같은 식이섬유를 적게 먹으면 변의 양이 줄어들면서 변비가 오며 정상적인 변은 70%의 수분을 포함하는데 수분이 부족하면 변이 굳어진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자율 신경의 영향으로 장운동이 감소하여 변비가 온다. 다이어트 한다고 자주 굶거나 적은 양의 식사를 하면 충분한 변을 만들 수 없어 변비가 온다. 여성의 황체 호르몬(프로게스테론)은 대장의 연동 운동을 억제하기 때문에 임신 또는 배란기에는 변비가 심해질 수 있다. 운동 부족으로 복부 근육과 장운동이 감소하면 변비가 온다.
질병으로 인한 변비는 갑상샘기능 저하증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다. 그 외 우울증 거식증과 당뇨, 치매, 선천성 유아 항문 협착증, 거대 직장, 대장암이 2차적 원인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대한민국의 대표식품 김치와 된장은 양질의 젖산균이 가득하여 변비에 효과가 있고 요구르트 역시 변비 해결책의 대명사처럼 되었다.
변비는 질병이 있을 경우엔 원인을 치료하고, 기능성 변비인 경우는 본인의 노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일상생활의 변비는 식생활부터 개선해야 한다. 수분이 많은 음식과 곡류(현미, 보리, 콩, 수수), 과일류와 채소류를 많이 먹어야 한다. 다시마와 미역은 끈적끈적한 성질의 알기니가장의 연동 운동을 도와주고 사과는 펙틴이 풍부해 장내 수분유지를 해주며 대장의 단단한 대변을 부드럽게 해 준다.
모든 과일은 껍질째 먹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물은 하루에 2리터 정도 마셔야 하며 대신 차를 섭취해도 좋다. 저녁 식사 후 30분 이상 걷기운동도 도움이 된다. 기능성 식품으로 개발된 여러 가지 식이섬유는 변비가 심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여행을 가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미리 변비를 예방할 수 있는 젖산균, 식이섬유 등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빠짐없이 알고 있는 나도 수십 년 동안 치질과 변비로 말 못 할 고생을 했다. 진단 결과 직장류가 생겨 직장 벽이 약해지면서 변이 쌓여 변비의 원인이 되었단다. 수술 후 변비에서 탈출 하는가 했는데 수술 후유증으로 항문 윗부분에 유착이 생겼다. 수일 동안 변을 못 보고 참다가 밤 11시에 응급실로 달려갔다.
복부는 터질 것 같고 출산의 통증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겪으며 관장을 했지만, 장이 유착되어 좁아졌으니 소용이 없었다. 결국 다음날 유착 제거 수술을 받았다. 악몽 같은 변비에서 탈출하면서 변비는 ‘일상생활의 골칫거리’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 후 매일 아침 공복에 찬물 한 컵, 사과 한 개로 해결한 최고의 변비 탈출법을 만인에게 권하고 싶다.
